[北 이산상봉 돌연 연기]
3년전 노모와 함께 큰누나 만나… “상봉 가로막는 北 비난받아 마땅”
“정말 화가 난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산가족 상봉이 미뤄져서는 안 되는데….”
민주당 최고위원 우원식 의원(57)은 21일 분개했다. 25일, 3년 만에 재개될 예정이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우 의원에게 남다르게 다가왔던 터다. 그는 큰누나 정혜(74), 둘째 누나 덕혜 씨(71)가 북에 있는 이산가족. 우 의원은 어머니 김례정 씨(97)와 함께 2010년 10월 30일∼11월 5일 금강산에서 이뤄진 제18차 이산가족 상봉 때 큰누나를 만났다. 어머니는 60년 만의 재회였고 우 의원은 생전 처음이었다.
비록 이번 상봉자 명단에 그의 어머니는 들지 못했지만 이산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우 의원은 북한의 일방적 연기 통보를 용납하기 어렵다고 했다. 우 의원은 “상봉자 명단에 포함돼 북의 딸을 만나기만 기다리던 90대 할아버지가 19일 세상을 뜨시지 않았느냐”며 “이런 이산가족이 한둘이 아닐 텐데 이를 무시하는 북한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의 어머니는 3년 전 재회 이후 명절 때마다 북의 두 딸을 위해 상을 차렸다. 이번 추석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 의원은 “어머니는 둘째 누나를 만날 때까지 사셔야 한다며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3개 남아있던 이를 뽑고 틀니까지 했다”면서 “의사가 워낙 고령이라 틀니는 위험하다고 했지만 두 누나를 모두 만나 마음껏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고 하신다”고 전했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서울에 살던 우 의원의 부모는 큰아들 영식 씨(77)와 두 딸을 황해도 연백의 외가로 보냈다. 우 의원의 큰형은 이듬해인 1951년 1·4후퇴 때 서울로 돌아왔지만 어렸던 두 딸은 북에 남았다. 1957년 태어난 우 의원은 명절 때면 두 딸 생각에 눈물짓는 부모님을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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