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정원 국내파트 조직 6개 분야로 전면 개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6일 03시 00분


반체제 활동 대응 강화-정치개입 차단

국가정보원이 기존 조직을 새로운 안보 위협 차단과 반체제 활동 대응, 국익 보호, 통일 대비, 경제안보 및 사이버안보 강화 등 6개 분야로 나눠 전면 재조정하는 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야당이 주장하는 국내 파트의 해체보다는 기존의 기능을 재조정하는 방향으로 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국정원법에 따르면 국내 파트는 대공, 대정부 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 등 국내 보안정보로 규정돼 있다. 국정원은 이 같은 기본 골격은 유지하면서도 남북 대치 상황에서 새로운 안보 위협과 반체제 활동 대응, 국익 보호, 통일 대비, 경제안보 및 사이버안보 강화 등으로 기능을 재편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안보 위협은 북한 핵무기를 포함해 각종 테러 등에 대한 대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반체제 활동 대응의 경우는 종북세력 감시와 간첩 검거 등이 핵심이다.

통일 대비를 위한 조직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정보 기능을 강화해 북한 군부와 주민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통일에 대비해 한반도 혼란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등이 마련될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통일 기반 구축’은 박근혜 대통령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다.

경제도 안보적 관점에서 접근해 산업스파이 감시와 에너지 자원 확보 등에 인력을 추가 배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버안보도 개혁안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사이버안보 분야는 각종 인터넷 해킹과 북한의 사이버테러 등의 대응 활동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도 7월 국정원에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하면서 국정원이 맡아야 할 업무로 △경제안보 대북정보 기능 강화 △사이버테러 대응 등 세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국정원은 정치적 중립성 강화 차원에서 정치권의 오해로 시비가 붙을 수 있는 조직의 비중을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이에 정보 수집을 위한 민간 및 기관 상시 출입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6일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의 3자 회동에서 “국정원이 민간이나 기관에 출입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국정원은 직원들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자유롭게 정보 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해 소지 조직 없애고 외풍 차단 보강

여권 관계자는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도록 국정원의 내부 운영시스템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개혁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인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확보 등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의 이 같은 조직 개편안은 ‘국정원 본연의 기능 강화’와 ‘정치 개입 차단’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기회에 국내 파트 기능을 재조정해 대북안보와 경제안보 기능 등을 강화함으로써 국정원의 주특기를 살리면서 민간·기관 상시 출입 금지 등을 통해 정치 개입 시비에서 벗어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남재준 국정원장도 최근 국정원 직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국정원의 역할은 조국의 새벽을 깨우는 것”이라며 “나라가 새벽에 있을 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나아갈 길을 짚어주는 방향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다음 달 초 이 같은 내용의 개혁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정원 해체 수준의 개혁안을 주장하고 있어 국회에서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24일 국정원을 국무총리 소속으로 하고 대공수사권을 포함한 모든 수사권을 검찰·경찰로 이관하는 개혁안을 내놓았다. 명칭도 ‘통일해외정보원’으로 변경해 국내정보 수집기능을 폐지하고 해외와 대북 정보만을 담당토록 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한마디로 국정원을 해체해서 간첩 활동에 날개를 달아주자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하고 있다. 박 대통령도 3자 회동에서 “국정원이 대공방첩을 위해 (국내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하는 것은 옳고 수사권 역시 그런 국정원의 활동을 유효하게 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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