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대남 핵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핵우산과 정밀타격무기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내용의 ‘맞춤형 억제전략’에 공식 합의했다. 양국은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의 재연기 필요성에 공감하고, 추후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45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열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13개 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측은 이날 북한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공식 승인했다. 맞춤형 억제전략은 한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 위협 유형을 구체적으로 분류한 뒤 각각의 유형 및 단계별로 가장 적합한 외교 군사적 대응으로 북핵 도발을 저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조 등 안보 여건의 변화를 반영한 전작권 전환의 조건과 시기에 대해 차관보급을 대표로 한 공동실무단을 구성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던 2007년과 올해 3차 북핵 실험 이후의 한반도 안보상황은 확연히 달라졌다”며 “이런 점을 양국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협의해 (전작권 전환)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글 장관은 “전작권 전환은 ‘조건(conditions)’에 기반을 둬야 한다. (전작권 전환에 대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양국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 결론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조건’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한국군의 능력을 의미한다. 미 고위관계자가 공개석상에서 전작권 전환 재연기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포괄적 동맹의 미사일 대응전략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김 장관은 “한국은 신뢰성과 상호운용성이 보장된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글 장관은 “한국과 미국의 MD가 같을 필요는 없지만 상호 운용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대장이 미군 전력까지 지휘하는 ‘연합전구사령부’ 창설을 뼈대로 한 미래연합지휘구조의 기본 개념도 공식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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