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고심하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사진)가 7일 불출마를 밝혔다. 손 전 대표는 김한길 대표에게 전화로 이런 뜻을 전달했다.
손 전 대표는 “대표가 두 번씩이나 직접 찾아줘 송구스럽다. 대표의 충정을 생각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했다”면서도 “그러나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죄인이 선거에 나서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손 전 대표는 4일 김 대표와의 회동에서 불출마 의지를 말했다. 그러나 6일 김 대표가 손학규계 만찬 자리까지 직접 찾아오자 “시간을 갖고 국민의 뜻을 들어 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당 안팎에선 손 전 대표가 출마 쪽으로 선회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그는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된 친박(친박근혜)계 원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대결은 불발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료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 지역에 출마했던 오일용 현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손 전 대표는 2011년 4월 경기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에 출마할 때처럼 당 차원의 조력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초선의원 35명이 7일 손 전 대표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긴 했지만 일부 초선 의원들은 주말 그의 출마 반대를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 지침’ 논란을 부르며 공천이 된 마당에 손 전 대표마저 전략공천을 받으면 구태 논란에 싸잡아 휘말릴 우려도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대표 측은 “선거의 유불리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당선 가능성’이라는 현실적 요인이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지도부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당직자는 “결국 명분보다 실리의 문제였지 않겠느냐”고 했다.
평소 ‘선당후사(先黨後私)’를 강조해 온 손 전 대표가 삼고초려에 가까운 당의 구애를 거절함으로써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결국 접을 거였으면서 출마를 할 듯 말 듯한 발언과 태도를 보인 그에게 실망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국민의 뜻을 살펴보겠다’고 해놓고 바로 다음 날 불출마 입장을 밝힌 것은 아쉽다”고 했다.
민주당은 경북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로는 허대만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허 후보는 새누리당 박명재 후보와 맞서게 됐다. 허 후보는 포항 출신으로 포항시의원과 행정자치부장관 정책특보,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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