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정치는 하늘의 뜻” 안철수 신당 합류 가능성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8일 11시 20분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에서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겠다는 뜻을 밝혀 안 의원과 박원순 시장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박 시장은 8일 "끝까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뵙고 연락은 하고 있다. 안 의원님과 저하고의 관계를 저는 좋은 관계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안 의원님이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기 때문이고 그래서 소중한 분"이라며 "저도 지금의 정치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를 우리 시민들, 국민들에게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서로 끝까지 협력해야 하는 그런 관계"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안 의원 측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낼 경우 야권 표가 분산돼 불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는 질문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기본적으로 안 의원님이 지향하시는 새로운 정치가 사회적으로 우리 사회에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에 협력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계속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안 의원 측이 후보를 내지 않고 박 시장을 돕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냐'고 묻자 "그건 제 소망일 뿐"이라며 "안 의원과 협력하고 의논드려야 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안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합류와 관련해선 "시정에 몰두하겠다"면서도 "정치라는 것은 이게 정말 누가 예상하고 다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저는 최선을 다하고 이건 사람의 뜻이라기보다 저는 하늘에 뜻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으나 여운은 남겼다. 박 시장이 그동안 안철수 신당이 출범하더라도 민주당에 남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온 점을 감안하면 태도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

한편 박 시장은 지난 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안 의원 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낼지에 대해 "사람은 상식이라는 게 있다. 내가 뭘 크게 잘못해 '진짜 저 사람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몰라도 나름 잘 해왔는데 (후보를) 내기야 하겠느냐"고 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안 의원 측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다음 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에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전국적인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박 시장과 각을 세웠다.

박 시장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안 의원의 양보로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민주당에 입당한 박 시장이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경쟁관계로 조정됐다는 분석이 많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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