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복구 회의록 공개하면 될일”… 새누리 “음원 들어봐야 정쟁 끝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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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노무현 삭제지시 사실무근”
국정원장 “음원파일 USB로 보관
여야 공개 요청땐 서면으로 답변”
박지원 “친노 정리된 입장 없어 답답”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8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음원(녹음) 파일 공개를 주장하는 여권에 대해 “검찰이 발견했다는 회의록 초안을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 등에서 “새누리당이 회의록 음원 파일 공개를 계속 주장하는 것은 이를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후안무치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급히 필요한 것은 검찰이 발견했다는 회의록 초안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회의록 초안과 최종본을 비교하면 무엇이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2일 ‘봉하 이지원(e知園·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 사본’에서 삭제된 흔적이 있는 회의록 초안을 복구했다고 발표하면서 “최종본과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 사저 비서관을 지냈고, 봉하 이지원 구축에 관여했다.

김 본부장은 “검찰은 초안을 수정한 최종본이 국정원에서 무단 공개한 회의록과 동일하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며 “검찰이 찾아낸 초안을 공개하면 음원 파일을 공개하지 않아도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본부장은 “(임기 말) 노 전 대통령이 회의록 삭제를 지시하는 동영상이 있다는 설이 있지만 그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수십 명의 청와대 보좌진이 참석하는 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삭제 지시를 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회의록 음원 파일 공개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회의록 음원 파일은 USB 형식으로 보관돼 있으며 여야가 적법 절차에 따라 요청할 경우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들이 전했다. ‘여야 합의’가 전제로 깔려있어 음원 파일 공개 여부를 둘러싼 여야 간 줄다리기는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음원 파일을 공개해야 정쟁을 끝낼 수 있다”며 “공개를 위한 여야 합의는 적법 절차가 아닌 정치적 절차”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6월 국정원이 여야의 사전 협의 없이 회의록을 공개해 후폭풍이 컸던 만큼 여야 합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남 원장도 “문서와 음원 파일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고 정 의원은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친노 진영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에서 “친노그룹과 노무현재단이 정리된 입장을 내놔야만 민주당도 함께 보조를 취할 수 있는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민동용·권오혁 기자 mindy@donga.com

#새누리당#회의록#음원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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