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2인실도 건보적용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1일 03시 00분


6인실 없어 마지못해 비싼 병실 입원… 두번 우는 환자들

이르면 내년 안으로 대형병원의 2인실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비용이 저렴한 일반병실(6인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울며 겨자 먹기로’ 상급병실(1∼5인실)을 써야 하는 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복지부가 구성한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공개토론회를 열어 환자와 가족이 큰 부담을 느끼는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간병비 상급병실료) 중 상급병실료 개선방안 두 가지를 제시했다. 복지부는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모아 올해 말까지 상급병실료 제도 개선안을 확정하고 이르면 내년 안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 일반병상 늘려 병실료 낮춰

기획단은 먼저 상급종합병원이 확보해야 하는 일반병상 비율을 현행 50%에서 75%로 올리는 대안을 내놓았다. 현재는 병원을 새로 짓거나 증축할 때만 일반병상 비율을 70% 이상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병상 기준을 현행 6인실에서 4인실까지로 넓히되 환자들이 몰리는 상급종합병원은 2인실까지 일반병상으로 하자는 대안도 제안했다. 다만 이렇게 바뀌었을 때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대다수 환자가 상급병실만 이용하려고 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환자가 적은 병실이 감염 위험이 적고 병실 환경도 쾌적하기 때문이다.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1인실과 특실에는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말고 2∼3인실을 이용할 때는 본인부담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도 나왔다. 병원별 병실 가격, 빈 병실 현황, 입원 예정일, 입원 대기순번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눈길을 끌었다.

○ 병원 클수록 일반병실 적어

이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고려대 윤석준 교수팀이 공동 발표한 ‘상급병실료·선택진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에서 6인실을 이용하려면 하루 평균 63명이 2.8일을 대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7월 입원환자 1만599명과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 1461곳을 조사했다.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83.6%는 상급병실(1∼5인실)을 운영했다. 일반병실 비율은 병원급(77.8%), 종합병원(72.6%), 상급종합병원(64.9%)으로 대형병원일수록 낮았다. ‘빅5병원’(삼성서울 서울대 서울성모 서울아산 세브란스)은 58.9%로 훨씬 낮았다.

또 상급병실은 특실을 비롯한 1인실(23.4%)과 2인실(30.0%)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상급종합병원의 평균 상급병실료 차액은 1인실이 24만3524원, 2인실 12만2954원이었다. 종합병원은 1인실 11만2519원, 2인실 6만3872원이었다.

상급병실료 차액은 연간 1조147억 원으로 비급여 총수입의 14.4%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일반병실은 기본 입원료의 20%만 환자가 부담하지만 상급병실은 병원이 자체 책정하는 ‘상급병실료 차액’을 환자가 모두 내야 한다.

○ ‘선택진료’는 선택 아닌 강요

신현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장(59)은 올해로 17년째 피로와 균형감 이상, 운동장애 등이 나타나는 ‘다발성경화증’을 앓고 있다. 2주마다 대형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고 매일 40알의 약을 먹는다. 3년 전부터는 비뇨기과에 3개월마다 가고 매년 수술도 받는다. 소변이 약하게 나오는 ‘요도 협착’ 합병증이 발병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내는 진료비 대부분은 ‘선택진료비(특진비)’다. 그가 앓는 희귀난치성질환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은 진료비를 10%만 내면 되지만 선택진료비는 예외다. 희귀질환에 노하우를 지닌 의사들은 대개 선택진료 의사들이기 때문이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환자들의 40.9%는 불가피하게 선택진료를 받았다고 답했다. 선택진료 비율은 상급종합병원(100.0%) 종합병원(41.4%) 병원(12.2%) 순으로 많았다. 선택진료를 하는 병원에선 전체 환자 중 40.0%가 선택진료를 받았다.

선택진료비 규모는 연간 1조3170억 원으로 비급여 총수입의 23.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대학병원#2인실#건강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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