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에 대한 첫 국정감사가 14일 20일간 일정의 막을 올린다. 여야는 11월 2일까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국가기록원 미(未)이관,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를 비롯한 인사파동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3일 양당 원내대표를 만나 전략과 목표 등을 들어봤다. 》 ▼ “부동산시장 얼어 죽게 생겼다… 양도세 중과폐지 法통과 시급” ▼
■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13일 “이번 국정감사를 민생, 정책, 체감 국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를 일방적으로 감쌀 생각은 없으며,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며 이같이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집권 여당이지만 정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 박근혜 정부가 첫해에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레일을 까는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국감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최 원내대표는 우선 “국민이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을 찾고 정부가 적절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민생국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국감은 정쟁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국감’이 돼야 한다”면서 “경제와 일자리 등 국민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국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역점 과제로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그는 “서민이 고통을 많이 받는 분야가 전월세난을 겪고 있는 부동산”이라며 “현재 부동산 시장은 한겨울인데 한여름 옷을 입고 있어 감기몸살로 얼어 죽게 생겼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안 처리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8·28 전월세 대책’이 시장에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지 않으면 전월세난이 가중된다. 야당은 자꾸 규제 일변도로 가자고 하는데 규제를 하면 결국 피해는 전월세를 사는 서민에게 간다”며 야당을 겨냥했다.
이어 “젊은이들이 의료, 관광 등 서비스 분야 일자리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 기획재정위에 올라와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외국인투자촉진법 등을 우선 통과시켜 서민경제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등에 대해 “야당의 친노(친노무현) 강경파가 대선 불복 심리의 연장선상에서 자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다 돼 가고 있으니 이제 여야가 정책으로 선의의 경쟁을 벌이자”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한번 모여서 ‘정쟁 중단’을 선언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이제 서로가 좋은 정책을 내놓고 지지받도록 하자”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녹음파일 공개 추진과 관련해선 “공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가면 방법이 없지만 가능하면 공개하는 선까지 안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사건에 대해선 “민주당 문재인 의원도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지 말고 검찰 수사에 적극 임해서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수 있게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13일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는 민주주의·민생·약속 살리기 등 3가지에 중점을 두고 국민의 기(氣)를 살리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국정감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실정(失政)과 공약 파기의 생생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 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정감사 준비 등을 독려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숙식을 해결하다시피 하고 있다.
전 원내대표는 우선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도록 한 정부의 기초연금 수정안에 대해 “국민연금 제도를 근본적으로 흔든 중차대한 문제다.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국정감사 직후 ‘민관정 국민연금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것을 정리하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이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2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노력을 한다면 민주당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전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 때였던 2010년 무상급식 등 ‘보편적 복지’를 주창해 정치권에 복지 화두를 던졌다. 그는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라는 (거시적인) 틀에 더해 ‘노동소득을 높여 성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과 ‘편안한 맞벌이 사회로의 사회 시스템 전환’이라는 두 가지 구체적인 정책을 민주당의 비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방과 관련해서는 “새누리당은 국정감사에 대한 관심을 민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소모적이기까지 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정쟁으로 돌리려 하겠지만 국민은 민생 불안, 경제 후퇴 등이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김장수 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의 최근 발언에서도 확인됐고, 정상회담 회의록은 이지원에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새누리당은 민생 국감에 집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이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상회담 회의록 검찰 수사에 대해 “차라리 나를 소환하라”며 반발한 문재인 의원에게는 “이 문제(회의록 정국)를 확전하려 하거나, 소모적인 정쟁 속으로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해서는 “금산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어난 전형적인 폐해 사례 중 하나로 금융회사 대주주 자격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하고 제한하는 추가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며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법안의 추가 발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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