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측 “공소장 잘못 작성” 공소기각 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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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 변호인단 “RO구성은 혐의와 무관”
검찰 “내란음모 전단계 해당” 반박

이석기 얼굴 가려라” 우산 펴든 교도관 14일 공판준비기일이 끝난 뒤 이석기 의원이 검은색 정장을 입고
 수갑 찬 두 손을 수건으로 가린 채 수원지법을 나서고 있다. 법원을 빠져나올 때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라”고 소리치자 교도관이 이 의원의 얼굴을 가려주기 위해 우산을 씌운 채 이동했다. 수원=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석기 얼굴 가려라” 우산 펴든 교도관 14일 공판준비기일이 끝난 뒤 이석기 의원이 검은색 정장을 입고 수갑 찬 두 손을 수건으로 가린 채 수원지법을 나서고 있다. 법원을 빠져나올 때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라”고 소리치자 교도관이 이 의원의 얼굴을 가려주기 위해 우산을 씌운 채 이동했다. 수원=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4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피고인 4명이 법정에 출석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5일 구속된 뒤 39일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김정운) 심리로 110호 형사대법정에서 오후 2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의원이 제일 먼저 입장했다. 감색 양복에 흰색 와이셔츠 차림의 이 의원은 입장하며 방청석을 한번 둘러본 뒤 변호인 자격으로 출석한 이정희 통진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바로 옆에 앉았다. 이상호 경기진보연대고문,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나머지 피고인도 입장해 변호인단과 악수와 가벼운 목례 등을 나눴다. 다소 수척해 보인 4명의 피고인들은 1시간 40분간 진행된 공판준비기일 내내, 판사석을 쳐다보거나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향후 재판을 위해 공소사실 쟁점 정리와 증거신청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날 이 의원 등 이 사건 피고인들이 모두 출석했으며 변호인과 검찰은 날선 공방을 벌였다. 공동변호인단은 공소장 일본(一本)주의를 근거로 공소기각을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판사가 피고인의 유무죄에 관한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공소장에 범죄사실과 직접 관련이 있는 내용만을 정리해 넣도록 한 원칙이다. 김칠준 변호사는 “공소장에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단체 구성과 북한과의 연계성 등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내용이 담겨 공판중심주의와 증거재판주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RO에 관한 내용이 내란음모 및 선동을 비롯한 범죄사실의 전 단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소장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소기각 주장에 대해 검찰에 다음 공판준비기일 전까지 공식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이날 최태원 수원지검 공안부장 검사를 비롯해 전담수사팀 검사 8명이 법정에 나왔으며, 공동변호인단은 김 변호사, 이 대표, 이 대표의 남편인 심재환 변호사, 최병모 변호사 등 14명이 참석했다. 100석의 방청석은 취재진과 통진당 관계자 등으로 가득 찼다. 김재연 의원도 방청석 뒷자리에 앉아 끝까지 지켜봤다.

공판준비기일이 끝나고 이석기 의원 등이 퇴정하는 순간 방청석에서는 통진당 관계자들이 “힘내세요, 의원님 사랑합니다, 건강하십시오” 등을 외쳤고, 피고인들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한편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와 어버이연합회는 이날 수원지법 앞에서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국가안보를 뒤흔드는 반국가 내란음모 총책 이석기를 중형으로 처벌하라’는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이석기 제명, 이석기 처단”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2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이석기#내란음모혐의#수원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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