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원자력발전소 확대 정책에 급제동을 건 정부의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초안’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공방을 벌였다.
1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의 국감에서 일부 새누리당 의원은 원전 축소가 실물경제의 위축이나 산업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강후 의원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11%로 늘린다는데 현실적이냐”고 물었다. 김동완 의원은 “전력예비율이 40%에 이르는 독일에서도 원전 축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원전 축소를 주장해온 야당 의원들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내용을 뜯어보면 원전 축소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전력수요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원전 비중을 41%에서 29%로 낮춘다 해도 현재 가동 중인 23기 이외에 12∼18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며 “이게 무슨 원전 축소냐”고 따져 물었다.
전력난의 원인을 놓고 정부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은 “2004년 2차 전력수급계획 당시 수요 예측과 실제 수요 간 차이가 12.4%에 이르렀다”며 정부의 전력 수요 예측 실패를 지적했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1∼5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정부로부터 발전소 건설 사업권을 받은 민간기업이 발전소 건설 계획을 포기한 규모가 총 453만 kW에 이른다”며 이 때문에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는데도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한편 고질적인 전력난을 막기 위해 수백억 원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에너지관리시스템(EMS) ‘K-EMS’가 외국 제품을 표절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EMS는 전국 발전기와 송전망을 운영 및 관리하는 전력 운용의 핵심 설비다. 민주당 전정희 의원은 “충남 천안 후비급전소에서 시운전 중인 K-EMS를 살펴본 결과 수십 개의 프로그램 화면이 프랑스 아레바(옛 미국 알스톰) 제품과 일부 색깔만 다를 뿐 대부분 같았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거래소가 K-EMS를 시운전한 뒤에도 중앙, 서울 급전소에 상용화하거나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도 불법 복제 의혹 때문”이라며 “두 시스템의 화면이 공개되면 아레바에서 국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남호기 거래소 이사장은 “이게 복사됐는지 안됐는지는 우리도 알 수 없으며 이는 개발자(LS산전)의 몫”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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