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훈련기 T-50(사진)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을 직접 챙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5일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나 개별 부처에만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수출에 성공하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는 방산기술 개발과 수출을 강조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50여 대의 전투기 도입을 검토하는 UAE에 T-50 수출이 성공할 경우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될 것으로 정부당국은 보고 있다. 대당 가격이 200억 원인 T-50을 1대 수출하는 것은 중형 자동차 1000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식통은 “최근 첫 납품이 이루어진 T-50의 인도네시아 수출 건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직접 나서는 총력전을 벌여 1등을 달리던 러시아의 야크-130을 간신히 제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T-50의 UAE 수출을 위한 1차 과제로 UAE에 파견된 아크부대(UAE 특수전부대 교육담당·150명 규모)의 파병기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아크부대가 현지에서 호평을 받는 만큼 UAE와의 군사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UAE 정부는 그동안 우리 정부에 파병 연장을 강력히 요청해왔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이 직접 중동 순방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동남아에 이어 중동에서도 세일즈 외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정부 내에 형성돼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UAE를 포함한 중동 방문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T-50은 UAE에서 이탈리아의 M-346과 경쟁을 벌였지만 2009년 M-346이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선정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2010년 말 이탈리아의 최우선협상자 지위가 막판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박탈되면서 한국에 다시 한 번 기회가 왔지만 수출 논의는 답보 상태다.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이 2009년 UAE 원전 수출을 직접 진두지휘한 사례도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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