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계에너지총회 참석… 전기요금-에너지세제 개편 시사
“3조5000억 규모 전력거래시장 조성”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WEC)에 참석해 “에너지 자원의 합리적 배분과 효율적 사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가격체계와 규제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에너지의 가격체계 조정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매년 반복되고 있는 전력난을 막기 위해 전기요금 개편과 에너지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기존의 에너지 정책과 제도가 적합한 것인지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되 에너지 낭비를 조장하지 않도록 지원 방식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전기료를 비롯해 에너지 관련 비용을 합리화하더라도 빈곤층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전력과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까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뼈대로 한 전기요금 개편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누진제 개편 과정에서 전기를 덜 쓰는 일부 저소득층의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전기요금 지원 확대, 에너지 바우처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저소득층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또 에너지 절감을 위해 현재 비과세인 발전용 유연탄에 세금을 부과하고 대신 액화천연가스(LNG)와 등유의 세금을 낮춰주는 에너지 세제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또 “지금 우리는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와 사회적 형평성, 환경영향 최소화라는 에너지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에너지 산업에 첨단기술을 결합하는 창조형 에너지 경제모델을 통해 전력난을 해결하는 동시에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해 전력 소비를 줄이고 절약된 전력을 전력거래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2017년까지 (전력 소비를 줄여) 1000만 kW의 전력피크를 절감하고 (전력거래시장 창출로) 3조5000억 원 규모의 시장과 1만5000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원유 수입국이자 석유제품 수출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입장을 조율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글로벌 에너지 이슈 논의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잇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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