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승리에 쏙 들어간 새누리 조기전대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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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도 황우여 체제로” 힘얻어… 당 핵심관계자 “靑도 원하는 구도”
PK-김무성, 경기-서청원 등 차기주자들이 권역별 선거 책임
黃대표 ‘국회의장직 도전’ 변수

새누리당이 10·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당 일각에서 거론되던 ‘조기 전당대회론’이 물 밑으로 가라앉고 있다. 현 지도부 체제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치른다는 전제 아래 당권 주자들의 지역별 공동선대본부장 임명이 거론되고 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황우여 대표(사진)께서 잘하고 계시고 또 이번 선거도 압승으로 이끌었다”며 “조기 전당대회를 할 요인이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에서는 그동안 내년 5월 14일로 2년 임기가 끝나는 황 대표 체제를 일찌감치 마무리하고 새 지도부가 새로운 리더십으로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는 조기 전대론이 끊이지 않았다. 황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집권 여당의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청와대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기만 한다는 게 이유였다. 특히 4·24 재·보선을 계기로 김무성 의원이 원내에 입성한 뒤 ‘힘 있는 대표론’이 제기되면서 조기 전대론은 더욱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10·30 재·보선 압승으로 조기 전대가 불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 지지가 확인됐고, 황 대표 체제에 특별한 문제점이 없는 상황에서 자칫 당 분열만 불러올 수 있는 조기 전대를 치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도 내년 지방선거까지 지금의 황우여 대표 체제가 유지되길 원하고 있고 그런 뜻을 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청와대도 정권 초부터 ‘차기’가 부각되거나 자칫 당청 관계가 흔들리는 것처럼 비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내년 5월까지 대표직을 수행할 경우 2007년 7월부터 2년 동안 당을 이끈 강재섭 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대표 이후 두 번째로 임기를 채운 대표로 기록된다. 변수는 황 대표가 내년 5월 30일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국회의장직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당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되면 탈당과 함께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지방선거 때 전면에 나설 수 없게 된다”며 “내년 초가 되면 황 대표 스스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황 대표가 국회의장직에 나설 경우의 대비책도 거론되고 있다. 현 지도부는 공천권을 행사한 뒤 2선으로 물러나고 5월 초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선대위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방안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내년 지방선거는 현 지도체제로 치르되 대권·당권 주자들이 모두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각 지역에서 역할과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몽준 의원은 서울, 서청원 의원은 경기, 김무성 의원은 부산·경남(PK), 최경환 의원은 대구·경북(TK), 이완구 의원은 충청 등을 각각 맡아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무성 이완구 의원 등 차기 당권 주자들 역시 “황우여 대표의 임기는 보장되는 것이 옳다”며 ‘조기 전대’보다는 현 지도부의 임기 ‘완주’를 주문하고 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황우여#새누리당#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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