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문재인 ‘회의록 폐기 의혹’ 관련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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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盧대통령 지시로 대화록 수정”
“최초 작성본이 이관 안된 건 당연, NLL 지켰고 대화록 멀쩡히 잘 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과 관련해 6일 오후 2시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문 의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고 회의록 작성과 삭제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었다.

이날 밤 11시 반경 조사를 마친 뒤 검찰청사를 나온 문 의원은 “최초에 보고된 대화록에 대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정 보완 지시가 있었고, 수정 보완이 있었던 것이 검찰이 보여준 자료에 의해 확인됐다”며 “대통령의 수정 보완 지시가 있었던 만큼 최초에 보관된 대화록이 이관이 안 된 건 당연하다. 오해가 풀렸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록 불법 유출에 대해서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문 의원을 상대로 노 전 대통령이 1차 완성본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는지와 회의록 최종본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은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회의록과 관련한 문 의원의 과거 발언 경위도 조사했다. 문 의원은 6월에는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는 대화록 원본을 공개하자” “기록 열람 결과 서해 북방한계선 포기 입장이 드러난다면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7월에는 “원인이 무엇이든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든 국가기록원에서 대화록을 찾지 못했다는 상황은 국민께 민망한 일이다. NLL(북방한계선) 논란을 여기서 끝내자”고 했다.

앞서 문 의원은 오후 1시 50분 검찰청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NLL을 확실하게 지켰습니다. 대화록은 멀쩡하게 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의 본질은 참여정부가 국정원에 남겨놓은 국가비밀기록을 국정원과 여당이 불법적으로 빼돌리고 내용을 왜곡해서 대통령 선거에 악용한 것”이라며 “이번 검찰의 수사는 잡으라는 도둑은 안 잡고 오히려 신고한 사람에게 ‘너는 잘못이 없느냐’고 따지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문 의원 소환을 끝으로 회의록 관련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참여정부 인사 20여 명을 조사하면서 회의록이 삭제되고 기록관에 이관되지 않은 것에는 상부 지시가 있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참여정부 인사들은 검찰 조사에서 “회의록이 이관되지 않은 건 조명균 전 대통령안보정책비서관의 실수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회의록을 기록관에 이관하지 않은 것은 처벌할 수 없지만, 1차 완성본을 삭제한 행위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다음 주에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새누리당이 7월 25일 회의록 폐기 의혹과 관련해 노무현 정부 인사들을 고발하자 8월 16일부터 약 50일간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문재인#남북정상회담 회의록#노무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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