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분위기는 하와이나 스페인의 이비자 섬과 비슷하지만 다른 게 있다면 주민이 김정은 한 명뿐이라는 점이다. 김정은 제1비서는 하루 종일 시가를 피우고 칵테일을 마시면서 웃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을 좋아했다. 60m 길이의 최고급 요트와 수십 대의 제트스키, 말 등 부족한 것 없이 생활하고 있었다. 누구나 직접 보면 김정은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2월 말과 9월 초 북한을 다녀온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영국 일간지 ‘더 선(Th Sun)’ 10월 17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특히 9월 초 7일간의 방북 일정 대부분을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개인 휴양지에서 ‘7성급 호텔에 버금가는 생활’을 하며 보냈다는 것. 로드먼 본인이나 방북 소식을 전한 북한 매체들은 두 사람이 시간을 보낸 장소가 어디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서는 두 사람의 만남 장면을 담은 북한 ‘노동신문’의 보도사진과 로드먼이 외신에 공개한 사진들. 사진 속 시간과 배경에 걸린 헬기장, 요트 접안시설 등을 면밀히 대조해보면 ‘김정은 별장 시설’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미국 내 북한 문제 전문가들의 회원제 정보사이트를 통해 자신이 추적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사진 속 면담 장소는 함경남도 원산 인근 동해 바닷가에 크게 두 군데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60m 길이의 수영장 보트가 정박해 있는 원산 북쪽 송도원의 대형 휴양시설로, 로드먼이 공개한 사진을 대조하면 두 사람은 이곳에서 환영 오찬을 함께 즐긴 것으로 보인다.
동해 바닷가 최고 위치에 자리 잡아
인근에는 이 보트를 보관하는 계류장과 요트 접안시설이 마련돼 있다. 로드먼이 “유람선과 놀이동산 보트의 혼합형”이라고 설명한 60m 길이의 수영장 보트는 레인 4개와 함께 한쪽 끝에 대형 워터슬라이드가 갖춰져 있어, 바다 한가운데서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특별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시설은 원산에서 직선거리로 50km 가량 떨어진 세 개의 섬이다. 이름은 서쪽에서부터 백도(白島), 죽도(竹島), 석도(石島). 규모는 크지 않지만 요트 접안시설과 승마장, 숙박시설로 추정되는 건물이 나뉘어 자리하고 있다. 구글어스 위성사진을 시간 순서대로 살펴보면 섬 안의 시설은 2008년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은 제1비서가 집권하기 전에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개인 휴양시설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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