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임기 말 청와대로 전달된 국가 전자정부시스템 자료의 유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12일 관련 시스템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보안성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개별 시스템에 대해서는 보안성 검토가 종종 이뤄졌지만 36개에 이르는 전자정부시스템의 전면적인 보안성 검토가 실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전자정부시스템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주소(IP)도 대거 교체된다. 정부는 먼저 시스템이 사용하고 있는 IP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인 뒤 5년 전과 동일한 IP를 쓰고 있는 경우에는 이를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2008년 1월 한국정보사회진흥원(현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청와대에 전달한 자료에는 각 시스템의 설계도뿐 아니라 IP도 포함됐다.
정부 관계자는 “만에 하나 자료가 유출됐다면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며 “유출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의심스러운 상황이 있었던 만큼 시스템 보안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안성 검토는 안전행정부를 중심으로 전 부처가 참여해 이뤄지며 구체적인 계획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마련키로 했다. 각 시스템 점검 등 문제점 파악에만 한 달 이상 걸리고 결과에 따라 마무리까지는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전자정부시스템의 설계도와 IP 등이 노출됐을 개연성이 있는 만큼 IP 변경 등 보안성 검토는 필요하고 의미 있는 조치”라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공격자가 시스템을 파악하기 전에 안행부는 전체 시스템을 다시 검증하고 허점을 찾아 그에 따른 보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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