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수사결과 발표]
정치권 수사결과 놓고 공방… 與 “문재인 책임져야” 野 “표적수사”
조명균 “盧 삭제지시 기억 없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지시로 폐기됐다는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민주당과 친노(친노무현) 진영은 즉각 “‘정치 검찰’의 짜깁기 수사”라고 반발했다.
노무현재단의 이병완 이사장(전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 전 대통령이 30년 동안 본인만 볼 수 있음에도 대통령기록관에는 이관하지 않도록 지시하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열람할 수 있도록 국가정보원에서 (회의록을) 관리하도록 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노 전 대통령이 왜 회의록 폐기를 지시했는지가 검찰 수사 결과에서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회의록 폐기와 관련해 기소된 조명균 전 대통령안보정책비서관은 전화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이 e지원(e知園·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에서 회의록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1월 검찰 조사 때는 기억이 부정확한 상황 속에서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표현을 하다 보니 ‘노 전 대통령이 삭제하라고 했다’고 진술했지만 추후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기억을 더듬어본 결과 그런 사실은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진상규명대책단’도 “최종적으로 완성된 대화록만 보존하는 게 기록관리의 일반적인 원칙이자 규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 정상과의 회의록은 수정 전후 기록이 대통령기록관에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보관돼 있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사초 폐기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문재인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일호 대변인은 “민주당은 ‘초본은 기록물일 수 없으므로 굳이 보관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며 “자신들 입장에 따른 자의적인 판단으로 공식기록물 운운하는 민주당의 태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검찰은 회의록의 원본 삭제 및 기록물 미(未)지정, 미이관을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문재인 의원 등 참여정부 관계자들과 민주당이 그동안 회의록 논란 과정에서 거짓과 궤변으로 일관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문 의원의 핵심 측근인 전해철 의원은 “공판 절차를 통해 검찰 수사가 짜깁기고 무리한 표적수사였음을 밝히는 데 진력하겠다”며 법적 다툼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회의록 이관 과정의 책임자였던 문 의원이 제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 아니냐”라며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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