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후보선출 방식을 ‘단순 경선’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 만들기’ 방식으로 전면 수정한다. 200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시장에 당선된 후 12년 만에 야당 시장을 상대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치밀한 전략을 세워 최적의 카드를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당 핵심 당직자는 18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예전처럼 단순하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당내 경선을 실시해 선출하면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시장이 있는 상황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예비 후보군 중에 누가 적합한지 알아본 뒤 후보 선출 과정 등에 변화를 줘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새누리당은 1차로 이달 중 당내 인사뿐만 아니라 외부 인사까지 총 10명을 놓고 인지도와 함께 누가 시장후보로 적합한지 검증하는 ‘후보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는 당 정책연구소로서 여론조사 기능을 맡고 있는 여의도연구원에서 맡는다.
대상은 당내 인사의 경우 현역 의원으로 국회 최다선(7선)인 정몽준 의원과 3선으로 박근혜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영 의원이 포함돼 있다. 당 대표를 지낸 정 의원은 최근 “출마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당 일각에서 차출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을 지낸 원희룡 전 의원(3선)과 홍정욱 전 의원(초선)도 대상이다. 2년 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시장직을 던졌던 오세훈 전 시장도 포함된다. 여성으로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쓴잔을 마셨던 나경원 전 의원(재선), 최근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 이혜훈 당 최고위원(재선)이 들어간다.
외부 인사로는 이달 독일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지난해 대선 때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지낸 안대희 전 대법관이 포함된다. 이들은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당내에서 영입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총리의 경우 호남 출신으로 행정능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있고 안 전 대법관은 ‘국민검사’라는 대중성을 갖췄고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정치쇄신 이미지를 쌓았다.
당은 이들 후보군을 1차로 압축한 뒤 내년 1, 2월에는 정책현안 수행능력 분야 등에 대한 여론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정책 분야도 표심에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에 2차 여론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적합도를 살펴볼 예정”이라며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선거 승리를 위해 당이 어떤 후보를 내세우고 어떤 방식의 선거구도를 만들어야 하는지 대략적인 방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당은 서울시장 후보군뿐 아니라 경기도 등 모든 광역단체장 후보군에 대해서도 적합도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새누리당의 핵심당직자는 “최근 당 전략기획회의에서 내년 지방선거는 ‘인물론’으로 가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여론조사 자료를 당 차원의 선거전략을 세우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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