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경호팀 목격자 “입산통제때 집단등반, 처음 봤다”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5차 공판
설악산공원 직원 檢증인 출석 “산악회로 보이지는 않았다”

19일 열린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사건 5차 공판에선 RO(혁명조직) 총책 이석기 의원 경호팀으로 알려진 일행들이 올 4월 설악산에서 특별 훈련을 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김정운)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 A 씨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4월 6일 한계령 탐방센터 근무 중 등산로 출입통제를 어긴 등산객 20여 명을 적발해 8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건에 대해 물었다. 검찰은 A 씨에게 적발된 이들이 이 의원의 CNP그룹 직원들로 전쟁 상황에 대비해 이 의원을 보위하기 위해 올 4월 조직된 경호팀이라고 주장했다. 국가정보원이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CNP그룹 상반기 평가서’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CNP 직원 송모 씨가 30여 명의 경호팀을 선발해 올해 4월부터 주 3일 체력훈련, 월 1회 산악훈련, 월 3회 사상학습 등을 진행한 내용이 들어 있다.

A 씨는 “입산통제 기간 중 한두 명이 몰래 산을 오르는 경우는 있지만 20여 명이 한꺼번에 온 건 처음 봤다”며 “물어보니 ‘장수대부터 등반을 시작했다’던데 장수대∼대승령∼한계령으로 이어지는 12.6km는 가장 높은 곳이 1578m, 평균적으로 1200m 이상이어서 성인남성 기준으로 8∼9시간 걸리는 험준한 코스”라고 말했다. A 씨는 “당시 이 코스의 음지에는 허벅지 정도, 양지에는 종아리 정도까지 눈이 쌓여 있을 정도였다”며 “그들은 배낭과 매트를 하나씩 메고 있었고 ‘능선에서 1박을 했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연령대는 30대 초반부터 50대 후반이었으며 ‘(어느) 산악회냐’고 묻자 대답하지 않았다”며 “다만 서로 호칭을 ‘사장님’이라고 해 직장인 정도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변호인의 반대심문과 재판부의 질문에서 “훈련 장면은 보지 못했고 등산객들과 비슷한 복장이어서 훈련을 받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며 “신분증 제시 요구에도 순순히 응했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