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경 ‘김일성 아버지 발언’ 소송 패소

“증거없지만 악의적 공격 해당안돼” 법원, 언론사 등 상대 손배소 기각

임수경 민주당 의원이 1989년 방북 때 김일성 주석을 ‘아버지’라고 불렀다고 말한 새누리당 의원과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장준현)는 임 의원이 새누리당과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 전광삼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조선일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0일 임 의원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임 의원이 김일성 주석을 아버지라고 불렀다’는 표현 자체는 명예훼손에 해당되지만 공익적인 목적에 의한 발언이었고, 당시 사실로 믿을 만했으므로 위법성은 없다고 판단해 위자료 1억8000만 원과 정정보도문 등을 실어달라는 임 의원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새누리당이 ‘아버지’ 발언을 하게 된 배경으로 2012년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탈북자 백요셉 씨가 임 의원과 언쟁을 벌이다 백 씨가 “당신이 아버지라고 부른 김일성”이라고 임 의원에게 대응한 점, 탈북자 단체들이 당시 임 의원을 ‘김일성을 아버지라고 부른 사람’이라고 칭하면서 북한 TV에서 임 의원이 방북했을 당시 김일성 주석을 ‘어버이 수령님’ 또는 ‘아버지 장군님’이라고 불렀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주장한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아버지’ 발언이 진실이라고 단정할 증거는 없지만 악의적인 공격은 아니라고 보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지난해 백 씨 등과 시비를 벌이다가 “대한민국에 왔으면 조용히 살아, 이 변절자 ××들아”라고 말한 뒤 사과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