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가 새누리당 내에서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 지사는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만 ‘공식’ 선언을 하지 않으면서 출마 쪽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도 경기지사 선거는 서울시장 못지않게 지방선거 전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득표력이 강한 김 지사의 출마를 기대하는 눈치다.
새누리당 고위관계자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지사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도정(道政)에 대한 평가가 좋기 때문에 그만한 대중성과 인지도 있는 인물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당직자도 “최근 김 지사를 만났는데 세 번째 경기지사에 도전하면 그 이상의 정치적 미래를 기대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끝까지 고사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당에서는 수도권 승리를 위해 김 지사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당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김 지사 측은 불출마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 측근은 “당의 출마 요구가 있지만 결심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며 “레임덕(권력 누수현상) 등을 감안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당 주요 인사들에게는 명확하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지사 출마 쪽으로 유턴한다’는 소문이 돌자 아예 당지도부에 불출마 의사를 밝히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지만 김 지사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 측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데는 현실적 이유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초의 재선 경기지사’라는 타이틀과 함께 차기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면 대중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임기가 7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면 도정을 이끌어 가는 데도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 지사의 불출마를 전제로 여권에서는 여러 인사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4선의 원유철 정병국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6일 출판기념회를 연 원 의원은 이르면 다음 달 초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최근 출마선언을 한 정 의원도 18일 ‘경기도 대선 8대공약 실천을 위한 대토론회’를 여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5선의 남경필 의원은 출마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서는 3선의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차출설도 나온다. 유 장관도 출마에 관심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본인은 “장관 업무에만 전념하겠다”는 태도다.
민주당에서는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원혜영 의원과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3선의 김진표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 의원은 출마의지가 강한 상태로, 올 상반기부터 지역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 의원은 원 의원의 경복고 3년 선배이기도 하다. 당내에서는 4년 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경선에서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내줬던 김진표 의원의 세가 강한 편이다. 이 밖에도 4선의 이종걸 의원과 3선의 박기춘 사무총장, 19대 총선에 불출마한 정장선 전 의원 등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에서 어떤 후보를 낼지,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안철수 신당 후보로는 김상곤 경기교육감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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