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총리 물러나라” 민주, 정 총리 답변에 반발 집단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5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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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국회 교육사회 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 도종환 의원(가운데)이 교학사 역사 교과서에 대한 질문을 마친 후 정홍원 총리의 답변 태도를 문제삼은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동아일보 사진부
25일 오전 국회 교육사회 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 도종환 의원(가운데)이 교학사 역사 교과서에 대한 질문을 마친 후 정홍원 총리의 답변 태도를 문제삼은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동아일보 사진부
민주당 의원들은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 도중 우편향 논란을 빚은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정홍원 국무총리의 답변태도에 반발, "친일총리 물러나라"고 항의하며 집단퇴장했다.

정 총리는 이날 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편향성 논란을 문제 삼으며 총리의 입장을 밝혀달라고 묻자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는 원론적 답변을 거듭하며 즉답을 피했다.

한 예로 1876년 일본이 무력으로 강제로 체결한 강화도 조약을 '고종의 긍정적인 인식으로 체결됐다'고 교학서 교과서에 기술돼 있다며 도 의원이 "고종의 긍정적 인식이라는 게 진실인가"라고 따져 묻자 정 총리는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또 도 의원이 일제의 쌀 수탈과 관련해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모든 역사교과서에는 '쌀 수탈'로 표기되어있지만 교학사 교과서에는 '쌀 수출'로 돼 있다고 지적하며 수탈과 수출 중 어느 게 맞느냐고 묻자 정 총리는 "그것은 앞으로 교육부에서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친일총리 물러나라", "대한민국의 총리가 아니다"라며 고성과 야유와 함께 거세게 항의했으며,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강창희 의장에게 정회를 요청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도 의원의 질의가 끝날 무렵 전원 퇴장했으며, 이에 따라 대정부질문은 새누리당 의원들만 자리를 지킨 채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의 질문이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김 의원에 이어 질의가 예정돼 있던 민주당 최민희 의원도 퇴장하자 사회를 보고 있던 이병석 국회부의장은 양당 원내대표를 불러 의사일정에 대해 협의, 오전 회의 정회를 선언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이 퇴장하자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에게 "정 총리가 답변을 제대로 했으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며 정 총리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또 대변인 논평을 통해 '무소신 총리'를 넘어 '무의식 총리'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오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 총리가 도 의원의 질문에 '용어가 잘못된 부분은 교육부에 검토하도록 하겠다', '역사 의식에 관한 문제는 학자에 맡겨야 할 일이다', '역사왜곡 내용에 대해 질의서를 미리 안줘서 즉흥적으로 물으니 답변할 수 없다'는 등 대한민국 국무총리로서 역사 인식의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도 의원은 '조선의 국모인 명성황후 시해범의 회고록을 실은 교과서', '항일 의병에 대한 일제의 학살과 만행을 소탕이라고 기술한 교과서', '한국의 도시 발전이 일제로부터 비롯됐다는 교과서' 등의 내용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세살 먹은 아이라도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 한 나라의 국무총리가 이런 답변태도로 일관하거나 대충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느꼈다"며 "이 문제는 이미 상임위에서 두달 반 동안이나 많은 토론과 논쟁을 거쳤던 것인데, 국무총리가 질의 요지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대답하는 것은 정말 어이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특히 "국무총리는 이번 답변 태도를 통해 무소신 총리를 넘어서 이제는 무의식 총리로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이어 "이에 민주당은 의원 전원의 결의로 퇴장한 후에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양당 지도부 간의 합의로 오후에 도종환 의원의 질의 요지를 다시 국무총리에게 전달한 뒤 오후 회의에서 국무총리가 이에 대한 답변을 정확히 해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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