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실각]정부 “張 이상징후 계속 포착”… 개성공단-이산상봉 파행 촉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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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말 확인뒤 朴대통령에 보고… 청와대-관련부처 배경-파장 분석
北 지도부 내부 동향 주시해와… 4일 김장수 실장 주재 대응책 논의

한국 정부는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과 측근 처형이 이뤄진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달 말 이런 정보를 확인하고 북한 내부 상황을 예의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처형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지난달 말 관련 정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곧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 보고됐으며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통일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는 장 부위원장 실각과 측근 처형의 배경을 분석하는 한편 북한 권력 지도부의 이상 징후 여부 등을 파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열린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도 방공식별구역 확대 및 필리핀 파병 문제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장 부위원장의 숙청과 측근 처형 이전부터 장 부위원장이 파워게임에서 밀렸다거나 신변에 이상이 있다는 징후가 계속 포착돼 왔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장 부위원장 실각과 측근 처형이 향후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국가안보실과 대통령외교안보수석실이 함께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청와대는 4일 오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리는 국가안보실과 외교안보수석실의 정례 상황점검회의에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3일 현재까지 북한 체제가 흔들리거나 권력지도부 내부에 이상이 발생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장 부위원장의 실각으로 흔들릴 체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 외교안보 라인 핵심 관계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자신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인 장 부위원장의 권력이 지나치게 커져 자신의 권력을 위협한다고 판단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직접 숙청을 결심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장 부위원장 숙청 이외에 북한 권력 내부에서 별도의 다른 사건이 발생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장 부위원장과 장 부위원장의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의 신변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정부는 북한의 개혁·개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한 ‘온건파’인 장 부위원장의 실각이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장 부위원장의 숙청을 전후해 북한 군부와 강경파가 득세하는 과정에서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외교안보 라인의 한 관계자는 “북한에 개혁·개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남북 대화에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장 부위원장이 실각한 것은 향후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 김정은이 체제 결속을 위해 대남 도발을 감행할 우려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다시 물꼬를 트기 시작한 개성공단 3통(통행 통신 통관) 문제에 대한 남북 협의와 정부가 북한에 거듭 촉구해온 이산가족 상봉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김정은이 주변 실세들에 대한 숙청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공고화하는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권력을 틀어쥔 김정은이 안정된 권력을 바탕으로 남북 대화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장성택#김정은#대통령#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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