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요없다’ 과시?… 김정일 2주기에 외부인사 초청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9일 03시 00분


美시민권자에 “16일까지 입국”
기록영화에선 장성택 모습 삭제

북한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사태에도 불구하고 외부 인사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추도식(17일)에 초청하고 있는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수년간 남북한을 오가며 활동해 온 A 씨(미국 시민권자)는 12월 초 북한으로부터 ‘추모식 참석을 위해 16일까지 입국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그의 측근이 밝혔다. A 씨는 2011년 김정일의 장례식, 2012년 1주기 행사 때도 참석했던 인물이다.

북한은 과거 행사 때 참석했던 인사를 배제할 경우 장성택 사건으로 정권이 위축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소식통은 “장성택 실각에도 ‘동요 없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예년보다 행사를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A 씨를 비롯한 행사 참석자들이 방북 후에 북한의 현재 상황을 외부에 알릴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소식통은 8일 “중국을 비롯한 해외 거주 북한 주민에게도 16일까지 입국하라는 통보가 왔으며 조문 행사 참가비 명목으로 3만 위안(약 520만 원)이 책정됐다”고 말했다. 고려항공 비행기표 값은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이는 외국인을 상대로 한 평양 관광 상품이 약 170만 원(3박 4일·항공료 포함)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비싼 것이다. 부족한 행사 비용을 해외 거주 주민들에게 분담시키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북한 기록영화에서 장성택의 모습이 삭제된 채 상영되는 등 ‘흔적 지우기’가 시작돼 장성택의 공식 석상 등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중앙TV는 7일 김정은의 군부대 시찰 기록영화 ‘위대한 동지 제1부 선군의 한길에서’를 재방송하며 종전에 나왔던 장성택의 모습을 모두 없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북한#장성택#김정일 2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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