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쓴 김정은… 김일성 따라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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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성택 숙청]
정치적으로 계산된 ‘이미지 메이킹’

8일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체포한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안경을 낀 모습이 이례적이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8일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체포한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안경을 낀 모습이 이례적이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8일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안경을 낀 모습으로 등장했다.

김정은의 안경 낀 모습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 기념 모란봉악단 공연 영상에 처음 나왔다. 지난달 21일 북한 노동신문은 ‘조선인민군 제2차 보위일군(꾼)대회’를 보도하면서 안경을 쓰고 주석단에 앉아 있는 김정은의 사진을 실은 적이 있다.

평소 안경을 쓰지 않는 김정은이 안경을 쓰고 등장한 것을 두고 김정은에게 지적(知的)이고 성실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북한의 계획된 연출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경제 및 개방 정책을 담당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숙청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 차원에서 철저히 계산된 모습이란 분석이다. 실제 각국의 독재자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복장은 물론이고 안경, 모자 등 소품을 활용하곤 했다.

정부 일각에선 ‘김일성 따라 하기’의 일환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정은은 2009년 김정일의 후계자로 지목된 때부터 체형과 헤어스타일, 제스처 등에서 김일성과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김일성은 생전 거의 모든 공개 활동에서 안경을 썼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에선 최고지도자의 발언, 행동, 모습 등이 아무 의미 없이 즉흥적으로 실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고도의 정치적 포석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김정은#김정은 안경#김일성#이미지 메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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