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정현 홍보수석 경질 요구 “참 나쁜 대통령의 수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1일 18시 38분


민주당은 11일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과 박수현 원내대변인이 각각 오전과 오후 '공격수'로 나서 박 대통령에게 이 홍보수석을 내치라고 촉구했다.

먼저 배 대변인은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돌격대이자 측근 참모 역할을 하는 이정현 홍보수석은 '참 나쁜 대통령의 수족'"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정현 수석,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에 비분강개하며 울먹이기까지 했다고 한다"며 "이런 몸짓으로 여당인 새누리당에 돌격명령을 내렸다. 항상 나가도 너무 나가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부디 충언한다"며 "불필요한 정쟁 없애는 방법, 오버하는 이정현 홍보수석부터 내치시라"고 촉구했다. 이어 "당장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 같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독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원내 대변인은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무엇이 진짜 막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이정현 수석을 즉각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자당 양 최고위원의 '선친 전철 답습'발언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전국적인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기로 한 것을 언급하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 상황의 배후에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갈등을 관리하고 조정해야 할 청와대가, 그것도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알려져 있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살벌한 언어들이 분명한 증거"라고 밝혔다.

그는 "이정현 수석은 양승조 의원의 진심어린 충고를 '암살', '대통령 위해를 선동·조장하는 무서운 테러', '언어살인', '국기 문란, 민주주의에 대한 무서운 도전'이라고 하는 선동적인 언어들을 사용해 국민의 마음에 격앙된 분노를 심었다"며 "대한민국 국회에서 가장 성실하고 진실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양승조 의원을 하루아침에 '막말 정치인'으로 전락시켜 버리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말이 지시와 명령이 되어 제명안 제출과 전국적 규탄대회로 이어지는 메카니즘을 만들어 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정현 수석이 호들갑을 떨며 가까스로 합의한 정국에 찬물을 끼얹는 이유가 두 가지 있다면서 "첫째는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이고 개인적인 충성심이다. 언론 브리핑 도중에 감정이 북받쳐 보여준 울먹임이 그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는 채동욱 검찰총장 찍어내기를 위한 뒷조사의 배후가 청와대이고, 안행부 국장 선에서 꼬리를 자르려다 전모가 점차 드러나자 당황한 나머지 이 사실을 덮고 국면을 전환하려는 불순한 의도인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께는 다양하고 유연한 사고를 할 줄 아는 참모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의 진심을 왜곡해서 전달하고 국민을 선동하는 이정현 수석은 대통령의 통치에 위해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정현 수석비서관을 즉각 경질하시고, 국정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참모가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우선적으로 잘 듣는 것이 진짜 홍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셔서 국민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저는 울먹인 적도 없으며 내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비판은 자유"라면서 "그러나 허위사실을 가지고 인신 비방을 하면 나중에 그 분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마음 아파할 것 같아서 해명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이 수석을 '조선왕조의 내시'로 표현하고 울컥했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진 교수는 전날 올린 글에서 "아침에 뉴스 듣다 보니, 이정현 심기수석께서 '테러, 암살' 폭언을 하면서 감정이 격앙되어 울컥하셨다고"라며 "옛날에 북한 응원단이 남한에 왔을 때 비에 젖은 지도자 동지 플래카트를 거두며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연상되더군요. 남북조선 유일체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공화국의 홍보수석이 조선왕조의 내시처럼 구시면 곤란합니다. 하여튼 요즘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섬뜩섬뜩 해요"라고 비꼬았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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