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 무응답… 친구 “학교서 못봐”
“북한에서 온 공작원 아니냐” 경찰, 본보기자 2시간 넘게 조사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 유학 중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조카인 김한솔(19·사진)의 기숙사 내 우편함 이름표가 14일 갑자기 제거돼 관심을 끌고 있다. 김한솔은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아들.
13일 오후 2시경 프랑스 북부 오트노르망디 주의 항구도시 르아브르에 있는 파리정치대학 르아브르 캠퍼스 기숙사. 입구 로비에 있는 우편함 중에는 ‘237호 김한솔(Kim Han Sol)’이라는 이름표가 선명히 붙어 있었다. 우편함에는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배달원이 12월 12일 주문 상품을 배송하기 위해 방에 들렀으나 사람이 없어서 되돌아갔다는 통고문(Avis de Passage)이 놓여 있었다. 또 2층에 있는 김한솔의 숙소 초인종을 여러 차례 눌러 보았으나 방안에서도 인기척이 없었다.
14일 오후 다시 르아브르 기숙사를 찾았을 때 우편함에 ‘김한솔’이라는 이름표가 제거돼 있었고 우편함도 비워져 있었다. 이 이름표는 8월 말 이곳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한 이후 계속 붙어 있었다. 최근까지도 한국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하지 않던 그가 장성택 처형 이후에는 외부의 시선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숙사에서 100여 m 떨어진 시앙스포 학교 건물에서 만난 같은 학년 친구 가브리엘 씨(19)는 “김한솔은 학교에도, 기숙사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르아브르 시내를 떠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 주에는 시험기간이기 때문에 그가 학교에 다시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경찰은 장성택 숙청 이후 김한솔의 신변 보호에 경계를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오후 3시경 경찰 5명이 출동해 “신고 전화를 받고 나왔다”며 기자에게 “북한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경찰은 “북한의 ‘넘버2’(장성택을 지칭)가 처형됐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었다”며 “기숙사 근처에 김한솔의 거취를 묻는 동양인이 나타나면 학생들로부터 신고가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르아브르 시 경찰서에 불려가 2시간을 넘게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여권과 체류증, 프랑스 정부가 발급해준 외신기자증 등을 확인하면서 북한에서 온 공작원이 아닌지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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