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가듯이 나의 길을 간다”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12시 02분


홍준표 경남지사. 동아일보DB
홍준표 경남지사. 동아일보DB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대표를 지낸 홍준표 경남지사가 20일 취임 1주년 소감에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가듯이 나는 나의 길을 간다"고 밝혔다.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개가 짖는다고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소지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숨 가쁘게 달려온 1년이었다. 구부러진 도정을 바로잡고 침체된 도정에 활기를 불어넣는 1년이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성과도 많았고 반대편의 비난도 많았다"면서 "그러나 개혁에는 저항이 따를 수밖에 없기에 묵묵히 나의 길을 간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가듯이 나는 나의 길을 간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비슷한 시각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서 "오늘이 도지사취임 1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새벽에 내린 첫눈이 오늘의 출근길을 참으로 상쾌하고 즐겁게 해준다. 그러나 그늘진 곳에서 추위에 떨어야 하는 우리 이웃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모두가 잘사는 경남을 향해 오늘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경남 화이팅!"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개가 짖는다'니 이 무슨 망언인가"라며 홍 지사를 비난했다.

김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홍준표 경남지사가 연말을 맞아 자신의 트위터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가듯이 나는 나의 길을 갑니다'라고 썼다고 한다"며 "지역목민관으로서 연말 덕담도 부족할 텐데 악담을 넘어 망언을하다니 목민관으로서 자질 미달이라는 것이 극명히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그는 "누가 개고 누가 짖는다는 말인가"라며 "홍 지사가 '성과도 많았고 반대편의 비난도 많았다'고 한 것으로 봐서 아마 홍 지사의 도정에 반대하는 쪽을 지칭하는 모양인데 이런 자세로 복무했다면 독재와 폭정에 가깝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후 '안하무인' '준표산성'이라는 말이 홍 지사를 따라붙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어이없는 망언"이라고 규정하고 경남도민에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홍 지사는 한 트위터리안이 '의원님이 말씀하시는 개는 국민입니까 아니면 정부입니까'라고 묻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어도 개혁의 대세는 거스를 수 없다는 취지의 은유법이지 국민이나 정부를 개에 비유하는 직유법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 말은 93년 김영삼 대통령이 개혁을 주도할 때 한 말씀을 제가 인용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홍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내부 경쟁'에서 승리해야 재선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최근 창원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홍준표 도정은 시민들이 판단하는 것처럼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며 "그래서 경남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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