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세기본법 개정안 합의
조사범위 임의 확대-기간 연장 제한… 中企 동의 안하면 중재 신청 가능
앞으로 매출액 100억 원 미만의 중소기업이 국세청의 세무조사 기간 연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중재 신청을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국세청이 세무조사 범위 확대를 이유로 조사 기간을 임의로 연장할 수 없게 된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국세청에 따르면 여야는 조세소위원회에서 국세청의 세무조사 기간 연장을 법률로 규정하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현재 국세기본법 시행령에 세무조사 기간 연장 요건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경우, 납세자보호담당관 등이 추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 조사 대상자가 해명 등을 위해 기간 연장을 신청한 경우 등을 규정하고 있다.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 규정된 요건과 국세청 내부의 사무처리 규정에 따라 조사기간 연장이 승인되기 때문에 “고무줄 세무조사”라는 기업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세무조사 기간 연장은 2011년 신청된 690건 모두, 지난해에는 867건 중 865건(99.8%)이 승인됐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세무조사 기간 연장 사유가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 명시돼 세무조사 기간 연장 요건이 엄격해진다. 세무조사 연장 요건 중 하나인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경우’ 항목도 삭제하기로 여야가 의견을 모았다. 이렇게 되면 국세청이 세무조사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조사 범위 확대를 이유로 기간을 연장할 수 없게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납세자 권리 보호를 위한 조치”라면서도 “조사 도중 중대한 탈세 혐의가 포착돼도 조사를 계획대로 끝내야 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매출액 100억 원 미만의 중소기업의 세무조사 기간 연장에 따른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방안도 도입된다. 현재 매출액 100억 원 미만 기업은 국세청 내부의 상급 관청이 승인하면 조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국세청에 소속된 납세자보호관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인정할 때는 연장이 거부됐다.
앞으로는 해당 중소기업이 세무조사 연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낼 수 있게 된다. 납세자보호위원회도 법률로 규정해 권한이 한층 강화된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주장하는 내용으로, 국세청도 최근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정안은 기재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시행된다. 납세자 보호제도 강화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데다 국세청과의 조율도 거의 마무리돼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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