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소통과 불통 사이]전문가 “이렇게 해결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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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양보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대화 나서야”

청와대와 정치권, 시민사회 간에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화 당사자가 서로를 바라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는 24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철도파업 사태는 청와대와 야당, 철도노조가 ‘의사소통의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분석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서로의 차이점만 분명히 인지하게 되고 이 때문에 서로를 ‘말이 안 통하는 존재’로 규정한 채 대화를 거부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화를 시작할 때는 ‘서로 견해가 다를 수 있고 대화를 통해 내가 양보를 할 수도 있다’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어야 하는데 (청와대나 야당, 노조 어디에도) 이런 모습을 찾을 수 없다”며 “청와대가 ‘법질서’나 ‘원칙’을 강조하는 모습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자세’로 비칠 뿐”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저조한 지지율이 ‘불통’ 정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데 대해 민주당이 스스로 무력감을 느끼고 있고 청와대나 여당도 민주당을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드러난다는 취지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민주당이 친노(親盧·친노무현계)-비노(非盧)의 계파 갈등을 벗어나야 여야 간 대화와 협상도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국민대 교수(행정학)는 “정부와 야당이 현안에 대한 입장이 분명하지 않다 보니 접점을 찾을 수 없다”며 “자신의 의견을 내세워 설득하기보다 남의 문제점을 꼬투리 잡아 반사이익을 얻으려고 하다 보니 소통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과 정부가 이해당사자를 직접 설득하고 국회 등에 사회갈등을 중재하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많았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는 “대통령이 실용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국정 전반에 대한 책임을 대통령에게 묻는 만큼 대통령이 먼저 나서 국민과 대화하고, 설득하려는 ‘제스처’를 취해야 국민도 마음을 연다는 것이다.

강영진 성균관대 갈등해결연구센터장은 “갈등의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 이를 풀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며 “국회 내에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하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어떤 일을 추진하기에 앞서 이해당사자와 직접 협의하되 문제가 불거지면 협의체를 구성해 문제의 근본 원인부터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창봉 ceric@donga.com·황승택 기자
#철도파업#민주당#야당#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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