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의 파워로 치자면 일본이 한국 미국보다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정부 대변인은 관방(官房)장관이다. 한국에는 없는 직제로 영어로는 ‘Chief Cabinet Secretary’다.
관방장관은 일본 내각의 일원으로 한국으로 치면 장관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청와대 정책실장과 비서실장 역할을 겸하고 있어 ‘장관 중의 장관’으로 불린다.
관방장관의 업무 중 하나는 오전, 오후 하루 두 차례 정례 기자회견을 하면서 정부의 ‘입’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업무도 많다. 총리를 그림자처럼 보좌하고 내각이 결정한 사항을 행정 각부가 제대로 시행하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내각을 대표해 국회와 의사소통하는 역할도 맡는다. 총리가 각료들과 함께 회의를 하다가 시간이 없으면 “관방장관, 부탁합니다”라고 말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관방장관은 총리의 복심으로 핵심적인 업무를 하다 보니 종종 차기 총리 1순위로 꼽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역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시절인 2005년 10월부터 약 1년간 관방장관을 지냈다.
한국의 청와대 비서실 격인 중국의 국가주석 판공실에는 대변인이 없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중국 각 부처의 대변인 제도를 총괄하는 부서다. 국무원 산하 외교부 국방부 등 25개 부처에도 자체 대변인이 있지만 대부분의 부처가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국가 정상이 대변인을 두지 않는 것은 공산주의 체제 수립 이후 굳어진 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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