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간 김한길 “호남은 외할머니집 툇마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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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지방선거]
민주 지도부 18일만에 광주행… 미당 서정주 詩 구절 인용
읍소 전략으로 安風차단 나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왼쪽)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20일 광주 옛 전남도청 터에 짓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사 현장을 방문해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민주당 김한길 대표(왼쪽)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20일 광주 옛 전남도청 터에 짓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사 현장을 방문해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민주당 지도부가 20일 광주와 전북 전주를 잇달아 방문해 호남 구애를 본격화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호남을 찾은 것은 2일 광주의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18일 만이다. 한 달도 안 돼 호남을 연거푸 찾은 것은 안철수 신당 때문에 그만큼 안방인 호남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얘기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광주 서구의 재래시장인 양동시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미우나 고우나 민주당은 여러분이 키워주신 정당이자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전통의 정당”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미당 서정주의 시 구절을 인용해 “민주당에 있어 호남은 어머니에게 꾸지람 듣고 갈 곳 없는 아이가 찾아가는 외할머니의 툇마루와 같은 곳”이라며 “호남 없는 민주당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했다. 2일 광주 방문 때 “약무호남 시무민주(若無湖南 是無民主·호남이 없다면 민주당도 없다)”라는 말로 호남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 대표는 또 “제2의 창당을 하겠다는 각오로 낡은 사고와 행동양식에서 벗어나겠다. 당보다 계파의 이익을 앞세우는 정치, 국민보다 계파를 앞세우는 정치는 앞으로 민주당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혁신을 다짐했다.

최고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안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이번에는 우리가 양보받을 차례”라고 말한 데 대해 “양보할 것은 없지만 더 좋은 후보를 내 새누리당 후보를 이겨야 한다는 뜻 아니냐”고 반문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아예 “분열은 결코 새 정치가 될 수 없다”며 안 의원을 정조준했다. 전 원내대표는 “분열의 정치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독선과 독주를 방조하고 민주주의와 민생을 패배로 내모는 낡은 정치이자 패배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호남 지역 민심은 최근 안갯속이다.

대선 직후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안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져 한때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3배 가까이로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안 의원 측 신당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혼전세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는 “호남의 설 밥상에 안철수 신당이 아닌 민주당이 오르게 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전주=배혜림 beh@donga.com
민동용 기자
#민주당#김한길#호남#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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