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총살로 처형됐다고 북한 외교관이 처음으로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현학봉 영국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달 30일 방영된 영국 스카이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장 전 부위원장의 처형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현 대사는 “장성택은 2009년 460만 유로(약 67억 원)를 유용하는 등 권력을 남용해 인민의 경제적 삶을 개선시키려는 국가와 당에 중대한 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현 대사는 “당은 장성택의 행동을 과거 몇 번이고 용서했지만 이번에는 수용의 한도를 넘었다. 그는 총살당했다”고 말했다. 장성택 처형 방식을 놓고 자극적인 보도가 잇따랐지만 북한 당국자가 자세한 내용을 서방 언론에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 대사는 장성택의 가족, 친척 100여 명도 함께 처형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적들에 의한 정치 선전이며 조작된 보도”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장성택 가족은 살아 있느냐”라는 진행자의 확인 질문에 “나는 그가 처벌받았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그의 가족이 처벌받았는지 아닌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한편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68)가 유럽에 머물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김 비서는 장성택이 처형된 뒤 북한을 떠나 스위스에 머물렀고 이후 폴란드로 이동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밝혔다. 폴란드에는 2011년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이 1998년부터 북한대사로 주재 중이다. 소식통 중 한 명은 김 비서가 추방당했거나 스스로 출국했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단순한 치료 목적이면 아무래도 귀국하겠지만 그대로 해외에 장기 체류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장성택과 관련해 처형한 노동당 간부 등 16명의 명단을 1월 상순 중국 유럽 동남아 등지의 주요 재외 공관에 송부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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