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뒤 정치]민주출신 인사들 등돌리는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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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신당행 거론 강봉균-조배숙-박주선
친노-386 주도 19대공천 탈락 한풀이?

“친노(친노무현)-‘386’이 주도한 총선 공천이 여러 화(禍)를 불렀다.”

6·4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 일각에서는 2012년 4월 19대 총선 공천 과정을 놓고 뒤늦은 탄식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천에서 배제됐던 인사들이 안철수 신당의 주요 영입 대상으로 조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9대 총선 때 민주당 내에선 공천이 친노와 386 위주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정체성’이 주요 기준이 된 것도 이를 뒷받침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진표 의원도 ‘정체성’ 시비에 휩싸여 탈락 위기에 처했다가 간신히 구제됐을 정도였다. 특히 호남에서는 강봉균(전 재정경제부 장관) 신건(전 국가정보원장) 최인기(전 행정자치부·농림수산부 장관) 조영택 전 의원(전 국무조정실장) 등이 ‘개혁 공천’이란 명분에 밀려 경선 참여 기회마저 박탈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공천 탈락자들은 이제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갈 태세다.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가면 민주당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강 전 의원은 안철수 신당의 전북도지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신 전 의원이 강 전 의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의 원로 인사는 “19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 후 어떤 위로도,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철수 신당행을 검토하는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2012년 대선 전에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에게 복당(復黨)을 요청했으나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2년 총선 때 당내 경선에 도입된 모바일투표와 관련해 조직책이 자살하고 지역구가 무공천 지역이 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박 의원은 “내가 부덕해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지만 모바일투표의 폐해를 개인의 문제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비노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박 의원을 만나 민주당 복당을 약속하며 달랬지만 박 의원의 선택은 두고봐야 할 것 같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장, 여당(새천년민주당) 대표 등을 지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의 이탈도 민주당이 원인 제공을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2012년 총선 때 옛 지역구(서울 관악갑)에서 경선에 참여할 길조차 막히자 탈당한 것이다.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간담회에서 한 위원장의 탈당에 대한 소회를 질문 받자 “그분을 잘 모른다. ‘새 정치’를 하는 분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한 위원장을 삼고초려해 대선 캠프로 영입했다. 최인기 전 의원에게는 새 정부 첫 국무총리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안철수#강봉균#조배숙#박주선#친노#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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