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리포트]對北 주도권 잡고… 美-中 사이 균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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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3차 핵실험→개성공단 폐쇄 위협→남북 당국 간 회담 합의 및 취소→개성공단 재가동→장성택 처형→이산가족 상봉.

취임 후 1년 동안 박근혜 정부는 북한 이슈로 냉탕과 온탕을 수시로 오갔다. 북한은 벼랑 끝 전술로 박 대통령을 흔들려고 했지만 정부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외교·통일·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런 대북정책과 한미동맹 강화, 미중 균형외교, 통일 비전 제시 등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반면 정부의 외교·통일·안보정책의 통합 조율기능에 대해선 이념 성향에 따라 평가가 크게 엇갈렸다. 동아일보는 외교 4명, 통일 3명, 국방 3명 등 관련 분야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전문가들은 지난 1년간 박근혜 정부가 외교안보 분야에서 평균 이상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10점 만점 기준 8.0점)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선 남북관계 정상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김태현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취임 초 북한의 도발에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능동적으로 대북 이슈를 끌고 갔다”고 말했다.

통일 비전 제시(7.3점)와 한미동맹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협력(7.3점)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지금까지 통일을 얘기하면 북한을 자극한다고 해서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그것을 깨고 젊은 세대들에게 통일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박 대통령의 외교정책(6.9점) 역시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 국제학과 교수는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들인데도 커다란 어젠다를 제시하고 단계별로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점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물론 반론도 있었다.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박근혜 정부 1년 동안 북핵문제는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경색된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우려가 컸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본에 ‘알아서 반성하고 고쳐라’며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외교·통일·안보정책의 통합조율 기능(6.0점)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군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여전히 안보 우위 담론이 정책결정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2014년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중점 과제로는 한일관계 개선과 북한 도발 억제를 꼽았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중 사이에서 위태로워 보이는 외줄타기 외교를 벗어나는 한편,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정부가 전략적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의 유화전술 의도를 잘 파악해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분야별 10명씩 50명·가나다순)

<외교·통일·안보>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 국제학과 교수,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전 통일연구원장), 김태현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 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박형중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박근혜 대통령#외교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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