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 남측 취재진의 노트북 컴퓨터를 문제 삼아 입경(入境)을 거부하다가 13시간 만에 허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오전 9시 상봉 공동취재단 중 한 명인 S 기자는 북측 출입경사무소(CIQ)에서 세관원의 요구를 받고 컴퓨터를 꺼냈다. 컴퓨터에서 ‘북한인권법’ 자료를 발견한 북측 세관원은 “평양에 보고하고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며 그의 입경을 거부했다. 이 자료는 S 기자가 다른 취재용으로 저장해둔 것으로 상봉 취재와는 관련이 없었다. 1시간 20분 넘도록 조사가 끝나지 않자 상봉행사 지연을 우려한 나머지 취재진이 먼저 금강산으로 이동했다. S 기자는 남측 CIQ로 옮겨와 답변을 기다렸고 오후 10시에야 금강산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북한의 억지스러운 태도도 문제지만, 한국 정부가 사전에 북한과 취재장비 관련사항을 세밀히 논의하지 않아 행사에 차질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북한은 20일 1차 상봉 공동취재단의 컴퓨터도 뒤지려 했다가 취재진이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23일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논평에서 “(한국) 보수언론들은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북한)의 대범하고 아량 있는 조치들을 중상모독하는 반공화국 모략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도 이달 6일 “비방중상을 당국이 주도하든, 언론이 벌이든 예상할 수 없이 처참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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