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말로만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새누리당 출신으로서 이런 말씀, 정말 시민에게 모독적으로 들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발끈했다.
박 시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인터뷰에서 "제가 취임 때 사회복지비용이 전체 예산의 26%였는데 32%까지 늘었고 약 20조였던 채무는 올해 말까지 6조 5000억 원을 줄이게 된다. 서울이 소리소문 없이 바뀌고 좋아지고 활력이 생긴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현대중공업 대주주로서 2조 원 안팎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정 의원이 서민 운운하며 자신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의미로 이같이 말한 것으로 보인다.
내달 2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고 이날 밝힌 정 의원은 지난 16일 서울 청계산 산행 중 기자들이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본선 경쟁력을 묻자 "서울의 인구가 1000만 명 밑으로 떨어지는 등 활기가 떨어져서 걱정"이라면서 "말로만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어려운 서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박 시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그는 또 "(박원순 시장)이 분은 너무 조용해서 문제 아니냐"고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그러면 (정 의원은) 옛날처럼 '시끄럽고, 소란스럽고, 갈등이 많은 도시로 만들겠다' 이런 말씀인가"라고 반문한 뒤 "저는 조용한 가운데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최근에 제가 취임한 2년 새에 9위에 머물러 있던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세계 6위까지 올라갔다. 3년 연속 컨벤션 5대 도시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외국인 투자기업이 약 15% 늘어서 60억 달러, 약 6조 4500억원이 올라갔다. 서울 방문 관광객 수가 1000만을 돌파했다"며 "서울시장을 꿈꾸는 분이라면 이런 좋은 것들을 봐야지 서울 시민을 부추겨선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뉴타운 출구전략 추진, 용산국제업무지구 갈등 해소 노력, 세빛둥둥섬 정상화, 채무 3조 2000억 원 감축 등을 본인의 시정 성과로 소개했다.
박 시장은 '정 의원과 양자대결을 가상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쪽으로 나오는 것도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어떤 조사에 따르면 비교가 안 되는 조사도 있다"면서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해선 안 되며 마지막 순간까지 민생을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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