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통합신당을 지휘할 ‘투 톱’으로 결정되면서 누가 대표 직인을 행사하는 인영(印影)권을 쥘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인사와 재정 그리고 6·4지방선거의 공천장(공직후보자추천서)엔 ‘대표 직인’을 찍어야 한다. 공직선거법 49조 2항에 따르면 정당은 당인(黨印·당 도장) 및 대표자의 직인(職印·대표 도장)을 찍은 후보자 추천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통합신당은 2명의 공동대표 체제지만 결국 대표 직인은 하나여서 누가 최종적인 사용 권한을 가질지가 중요하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앞으로 도장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합의를 해야 한다. 합의가 순조롭지 못할 경우 양측의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천년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쪼개져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민주당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선거대책위원장은 서로 다른 대표 직인이 찍힌 공직후보추천자 명단을 선관위에 제출했다. 이른바 ‘옥새(玉璽) 파동’이다.
2008년 2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합당할 때도 공동대표를 맡기로 한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와 박상천 민주당 대표 가운데 누가 대표 직인을 가질 것인가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가까스로 손 대표가 인영권을 갖고, 박 대표는 공천심사위원회 위원 추천권 등을 갖는 것으로 정리됐다.
신당의 인영권과 관련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측은 6일까지 별다른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온 민주당 대변인은 “통합신당의 당 직인은 하나가 되겠지만 두 대표가 공동 집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금태섭 대변인은 “어떤 방식으로 합치느냐에 따라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이날도 국회에서 40여 분 동안 만나 신당 창당 방식 등을 논의했다. 양측은 ‘민주당 해산 후 개별 합류’ 방식은 적절치 않다는 데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측 신당추진단장인 김효석 공동위원장은 “정당 역사에서 (당을) 해산한 적이 없다. 해산을 하면 돈도 돈이지만 항상 말썽이 생기고 결의도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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