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또 한 번 축구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축구국가대표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악마’는 5일 브라질 월드컵 개막(6월 13일)을 100일 앞두고 서울광장에서 출정식을 열면서 박 시장을 초청했다. 반면 대한축구협회장을 지냈고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 의원은 이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다. 지금까지 정 의원은 붉은악마 출정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왔기 때문에 뒷말이 나왔다.
새누리당 일각에선 “붉은악마가 서울시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지원을 받다 보니 일부러 경쟁관계에 있는 정 의원을 배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즉각 서울시는 “사실을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청 바로 앞에서 열리는 행사에 박 시장을 초청하겠다는 요청이 와서 참석한 것일 뿐”이라며 “붉은악마가 서울광장 사용 절차를 밟아 대관료를 모두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붉은악마 측도 “시민과 함께하는 출정식을 여는 의미에서 서울시장을 초청했다”며 “출마 선언을 한 정 의원이 참석하면 오히려 정치 행사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있어 사전에 정 의원 측에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 시장과 정 의원은 1월에도 동작구 신년 인사회에 함께 참석해 축구를 화제로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박 시장이 “정 의원은 축구 하나는 확실하게 나보다 잘한다”고 말하자 정 의원이 “내가 축구 하나만 잘하겠느냐. 내가 서울시장 안 나간다고 안심하지 말라”고 맞받아친 것. 최근에는 박 시장의 측근이 정 의원에 대해 “축구나 하시라”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서울시가 “사실무근”이라는 반박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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