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지사 출마를 적극 검토해 온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11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야권의 전남도지사 경선 구도는 민주당 이낙연, 주승용, 김영록 의원, 새정치연합 측 이석형 전 함평군수 간 4자 대결로 압축됐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광과 보람이 있는 전남도지사보다는 가시밭길의 중앙정치를 하겠다”며 “이번 지방선거, 2016년 총선은 물론이고 2017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목표로 통합신당을 위해 한 몸 불사르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그간 “전남에서 안철수 신당의 바람을 막아내야 한다”며 전남도지사 출마를 시사해왔다. 그러나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선언(2일)으로 출마 명분이 퇴색하자 박 의원은 장고에 들어간 것이다. 박 의원은 그동안 지인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지만 도지사 출마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DJ)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희호 여사에게 의견을 구했고 이 여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선거 승리 이후 총선 승리와 정권 창출이 아니겠느냐. 김 전 대통령도 중앙정치 무대에서 박 의원이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랄 것”이라고 했다. 이후 만난 권노갑 상임고문도 “중앙에서 큰 정치를 통해 민주당을 끌고 나갈 사람이 많지 않다”며 전남도지사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고문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에게 민주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설득해 통합신당 창당 선언에 결정적 역할을 한 바 있다.
박 의원은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의 DJ 묘소를 찾았다. 2009년 8월 DJ 서거 이후 이 여사와 동교동계 인사들이 매주 화요일 해온 참배 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권 고문과 김옥두 남궁진 이협 전 의원 등 참석자 40여 명은 “박 의원이 민주당을 위해 큰 결단을 했다”며 격려했다. ‘동교동 특무상사’로 불리는 이훈평 전 의원은 “박지원은 변방보다는 중앙 성향 아니냐”고 해 웃음이 터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