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민둥산, 연천-파주에 水害 몰고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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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은 북한 땅을 푸르게]
[준비해야 하나 된다]<上>北에 나무심기 왜 필요한가
北 산림훼손 고스란히 南피해로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북한의 문제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헐벗은 북한 임야에서 발생한 피해가 고스란히 남측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표 사례로 산림 및 지리학자들은 임진강 상류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경기 연천과 파주 일대에서 대규모 수해가 발생하는 점을 들었다. 남측에서 군남댐과 한탄강댐 등의 수해방지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상류인 북한 지역의 산림을 복원하는 것이다. 그 방법이 비용도 싸고 효과도 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솔잎흑파리 등 북한에서 발생한 산림 병해충이 강원도 일대로 전염돼 남측 산림자원을 훼손하기 때문에 병충해 공동방제 노력도 필요하다. 환경문제의 영향이 갈수록 세계화하는 추세여서 북한 산림 복구는 남북한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국제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한 산림 훼손의 주원인은 식량과 연료 부족에 따른 무분별한 개간과 벌채. 인구가 많은 도시지역의 산림 훼손 속도가 농촌 지역보다 빠르다. 북한 전문가들은 “평양시와 남포 개성시 등 인구가 많은 지역에 있는 ‘민둥산’은 황폐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나무는커녕 풀조차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량난 에너지난 등 총체적인 난제에 맞닥뜨린 북한에서 산림 복원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고 북한 현지 주민의 관심도 매우 낮은 편이라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

북한에서 산림 분야에 종사하다 탈북한 강대규(가명·47) 씨는 “북한도 3∼5월을 나무 심는 기간으로 정하고 주민을 동원해 나무 심기를 하고 있지만 지력 감퇴와 주민의 무성의로 묘목 활착률은 30%도 안 된다”고 증언했다. 결국 외부의 도움 없이 북한의 산림 복원이 이뤄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북한#산림훼손#민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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