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다른 법안과 연계해 이것(원자력방호방재법)을 통과시켜 주지 않아 참으로 유감”이라며 “지금 북한의 핵 위협을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데, 핵 안보와 관련해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앞서기는커녕 약속한 것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국제적으로 얼마나 신뢰를 잃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비준과 관련해서도 “(비준이 지연되면)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우리 근로자들의 급여를 줄 수 없고 관련 중소기업의 조업도 중단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치는 국익과 국민을 최우선에 놓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에서 원자력방호방재법 등이 처리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국제사회와 약속한 핵 관련 협약 비준을 위해 법안 처리를 요청했으나 민주당이 다른 쟁점 법안과의 일괄 처리를 요구하며 거부했다. 민주당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법안 처리는 어려운 상태다.
이날 국무회의는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와 정부세종청사 간 영상회의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을 비롯해 서울에 집무실이 있는 국무위원은 청와대 비서동 위민1관 3층 영상국무회의실에 모였다. 정홍원 국무총리 등 세종청사에 집무실이 있는 국무위원 10명은 현지에서 회의에 참석했다.
청와대 영상국무회의실에는 박 대통령 정면에 110인치 초고화질(UHD) TV 2대와 좌우에 85인치 UHD TV가 2대씩 설치돼 있었다. 화면 한쪽은 청와대 영상국무회의실의 모습을, 다른 한쪽은 세종청사 영상회의실의 모습을 보여줬다. 각 화면 위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줌인·줌아웃 기능을 통해 발언자를 생생하게 비췄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부터 세종청사 이전을 계기로 부처 간 회의의 효율성을 위해 영상회의를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세종청사를 찾아서도 “2단계 세종청사 이전을 계기로 영상회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세종청사는 이명박 정부 때 건립 단계에서부터 영상회의실을 만들었고 서울과 과천 중앙청사도 곧바로 영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영상회의실은 지난해 5월에야 공사에 들어가 연말에 마무리됐다. 원래 올해 1월 곧바로 박 대통령이 영상 국무회의를 진행하려 했으나 점검 과정에서 조명을 보완하는 등 추가 공사를 하다 보니 늦어졌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매번 영상으로 국무회의를 진행하지는 않지만 자주 이용할 예정이다. 정 총리는 이미 자신이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12차례 영상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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