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여성공천 놓고 친이-친박 감정싸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5일 03시 00분


서울 강남구-경북 포항시 지정 갈등
지도부 어정쩡… 25일 공천위 논의

6·4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여성 우선공천지역 선정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잡음이 증폭되고 있다. 불만의 목소리가 우후죽순으로 터져 나오면서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여성 후보자를 공천하기로 결정한 7곳 이외에 추가 지역(6곳)에 대한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일주일째 미뤄지고 있다. 당 지도부가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이는 모습을 연출하며 ‘정치적 님비(NIMBY·내 동네에는 안 된다는 의미)’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확정된 여성 우선공천지역은 서울 종로·용산·서초구, 부산 중구, 대구 중구, 경기 과천·이천시 등 총 7곳. 공천위가 보고한 원안을 놓고 최고위원회가 갈팡질팡하다가 일부 지역을 수정해 내놓은 결과다.

이후 공천위는 19일 새벽까지 회의한 끝에 서울 강남구, 부산 남·해운대·사상구, 대구 북구, 경북 포항시 등 6곳을 여성 우선공천지역으로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 3차례나 열린 비공개 최고위는 최종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23일 서울 강남구와 경북 포항시만 제외하자는 의견을 공천위에 전달한 채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 최고위는 25일 열릴 공천위에 여성 우선공천지역 의결권을 위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해묵은 친박(친박근혜)계와 친이(친이명박)계 사이의 자존심 싸움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서울 강남을 여성 우선공천지역에서 제외하려는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시 행정국장 등 간부직을 두루 맡아 친이계로 분류되는 신연희 현 강남구청장을 배제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을 여성 우선공천지역으로 할 경우 ‘친이계’로 분류되는 이강덕 전 해양경찰청장 등 다른 후보가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당내 비판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여성 의원들은 공동 명의로 24일 성명을 내 “최고위에서 추가 지정안을 부결시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새누리당#여성공천#친이#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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