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기초선거 무공천… 바보 노무현처럼 돌파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일 03시 00분


새정치민주연합 의총 신고식… 민주계 의원 “당론 새로 정해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31일 기초선거 무공천을 둘러싼 내부 갈등을 잠재우는 데 주력했다. 안 대표는 통합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 번 언급하면서 ‘정면 돌파’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안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정말 바보 같다’는 평을 들으면서도 끊임없이 자기를 희생했다. 그 모습들을 통해 국민이 잊지 않고 결국 대통령까지 만들어준 것 아니냐”며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재확인했다.

안 대표는 이어 “정부 여당, 특히 다수당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지 않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국민을 믿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정면 돌파하면 국민은 우리의 진심을 믿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한 모습 그대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며 “편법, 기만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노무현 정신을 강조한 것은 당내 친노(친노무현)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친노 좌장 격인 문재인 의원이 ‘기초선거 무공천 재검토’ 시사 발언을 하고, 친노계를 중심으로 재검토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날 문 의원은 “지역에 일정이 있다”며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일부 의원은 “새로운 당론을 확정해야 한다”며 기초선거 무공천 재검토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은 “모래주머니 차고 달리자고 공약했는데 한쪽이 벗어던졌다. 그대로 뛴다면 결과는 뻔하지 않느냐”며 재검토 필요론을 펴면서 “상황이 바뀐 만큼 전(全) 당원 투표를 통해 당론을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김현미 의원도 “새로운 당론 확정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한 수도권 3선 의원은 “얼음 호수 한가운데 서 있는데 그 얼음이 녹고 있다”고 했다.

신경민 양승조 우원식 최고위원은 서울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이 기초선거 공천 폐지에 응답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국회 일정에는 모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활동을 병행하는 점을 강조해 전면적 장외투쟁 시비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전날 “장외투쟁은 없다”는 공식 방침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다른 행동을 보인 것이다. 어찌됐든 제1야당이 서울광장에서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민주당 때인 지난해 8∼11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을 위한 천막당사 장외투쟁 후 4개월여 만이다. 안 대표가 녹록지 않은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안철수#노무현#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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