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용기는 옛 소련제 노후기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4일 03시 00분


[北 무인기 침투 파장]
1963년 첫 비행… 1993년 생산중단
中선 2013년 동일기종 운항 금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1일 백두산 삼지연 비행장에 도착할 때 탔던 비행기는 중국조차 안전 문제로 운항 허가를 거부했던 고려항공의 노후 기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매체가 처음 공개한 ‘김정은 전용기’는 옛 소련에서 제작한 IL-62기종(사진)이다. 옛 소련 일류신사가 제작한 이 기종은 1963년 첫 비행을 했고 1993년 생산이 종료됐다. 북한은 이 기종을 1986년 이전에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항에 들어간 지 최소 25년이 지난 셈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이 비행기는 기체 고장에 따른 추락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라며 “실무자들이 김정은에게 이른바 ‘북한의 에어포스 원(최고권력자의 전용기)’이 노후 기종이란 사실을 제대로 보고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2013년 8월 고려항공의 IL-62 기종에 대해 영공 운항을 금지했다. 현재 고려항공 여객기 가운데 중국에서 운항할 수 있는 여객기는 2007년 이후 제작된 러시아 투폴레프사의 TU-204기종과 우크라이나 안토노프사의 AN-148 등이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은 2006년부터 고려항공을 전면 운항 금지 항공사로 지정했다가 2010년 최신 도입 기종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운항 허가를 재개했다.

그 후 고려항공은 노후 항공기를 국내용으로 전환해 사용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2일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이 내린 IL-62기는 ‘고려항공’ 특유의 붉은 줄무늬를 남겨뒀으나 로고와 회사명을 지웠다. 다른 대북소식통은 “고위인사 전용기로만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변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L-62기는 T형 꼬리날개와 2개씩 묶은 2세트의 엔진이 동체 뒤쪽에 배치된 독특한 외관으로 다른 일반 항공기와 구별된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김정은#북한#고려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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