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무인기 사태 뒷북대응 일관… 확고한 안보 전제로 한 통일론 휘청
朴대통령 “방공망 체계 문제 있다”
박근혜 정부의 안보 대응태세에 심각한 이상 징후가 노출되고 있다. 북한 무인정찰기의 한국 방공망 유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우리 영해로 100발의 포탄이 날아들어도 뒷북 대응에 그치고 있다. 2월 말부터 탄도미사일, 단거리 미사일을 무더기로 쏘아 올리며 ‘청와대 불바다’ 운운하는데도 실효적인 제재 수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북한과의 전면적 교류 확대를 담은 ‘드레스덴 통일 구상’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확고한 안보 태세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은 그 밑동이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올해 초 화두로 던진 ‘통일대박론’에 전 부처가 매달리면서 남북 간 비대칭 전력이 초래한 ‘안보 구멍’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 집권 2년 차 국정 지지율이 60%가 넘는 고공행진을 벌인 것도 확고한 안보태세 확보에 대한 믿음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군 기강 해이를 다잡으려는 듯 박 대통령은 7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시작하자마자 “국민과 휴전선 인근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북한제 무인기가 우리나라를 전방위로 정찰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우리 군 당국이 관련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은 방공망 및 지상 정찰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강한 어조였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고 정찰을 강화하는 것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며 “하루빨리 대비책을 강구해 주요 시설의 경계 강화와 안보태세 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어떤 도발도 즉각 차단하고 격퇴할 수 있는 대비책을 강구하라”며 직접 ‘군기 잡기’에 나섰다. 5·24 대북제재조치 해제는 없을 것이라는 통일부의 발표도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보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이 54.4%로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35.5%)보다 크게 높았다. 여야도 모처럼 안보 강화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7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소집해 “북한제로 추정되는 소형 무인기는 새로운 위협이며 단기 및 중기적으로 이에 대한 방공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은 없었다. 새로운 탐지 장비를 확보할 때까지 현재 보유한 전력으로 무인기 대비 태세를 갖추라는 김 장관의 주문도 우리 군의 소형 무인기 대응에 대한 현실적 한계만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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