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D-54일.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룰을 정리하면서 여야는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11일 제주지사 경선에서 원희룡 후보를 선출한 것을 시작으로 30일 서울시장 경선까지 열띤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개혁공천’을 내걸며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를 예고했다. 당내 다수파인 친노(친노무현)계를 겨냥한 선전포고라는 관측도 나왔다.
○ 원희룡, 첫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
새누리당 원희룡 전 의원은 이날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제주지사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됐다. 100% 여론조사로 실시된 경선에서 원 전 의원은 69.3%를 얻어 낙승했다. 김방훈 전 제주시장은 19.0%, 김경택 전 정무부지사는 11.7%에 그쳤다.
원 전 의원은 후보 수락연설에서 “제주의 선거 문화를 바꿔 통합의 길을 갈 것”이라며 “외래 자본과 도민의 이익이 공존하고 상생하는 새로운 창조적 경제성장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경선에 불참하고 해외 출장 중인 우근민 지사는 12일 귀국한 뒤 본선 출마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주말인 12일에는 세종시장과 울산시장 후보가 확정된다.
새누리당은 특히 새정치연합 소속 현역 단체장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인천 충남 충북 강원 지역 후보자들의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고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소속 현역 단체장들이 당내 경선 없이 무혈 입성한 탓에 언론의 주목을 못 받고 있는 점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는 후보들 간에 흠집 내기식 네거티브 선거전을 자제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경선을 펼친다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후보가 확정된 충북을 제외한 이 지역들의 경선 일정을 최대한 뒤로 늦춘 것도 이 때문이다.
대통령의 최측근인 인천의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과 안상수 전 시장, 또 다른 친박(친박근혜)계 후보인 부산의 서병수 의원과 권철현 전 주일대사 간의 치열한 경선 결과도 관심거리다.
○ 안철수, ‘개혁공천’ 통한 물갈이 예고
이날 중앙선대위를 발족한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개혁공천’ 카드를 꺼내들었다.
안 대표는 이날 중앙선대위 첫 회의를 주재하면서 “선거의 성패는 바로 개혁공천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아무리 선수(選數)가 많은 의원일지라도 국민이 보기에 합당하지 않으면 추천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로 명망이나 경력이 화려하지 않더라도 능력과 의지가 있는 신인이 있다면 반드시 추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과감한 공천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다. 당내에선 벌써부터 지역별로 ‘30% 물갈이설’ 등이 떠돌아 흉흉하다고 한다.
친노의 좌장 격인 문재인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현역 단체장을 일부 바꾸는 물갈이 공천이 가시화할 경우 안 대표 측과 친노 진영이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당 관계자는 “현역 단체장이 있는 지역에서도 ‘개혁공천에 예외가 없다’는 지도부의 방침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선대위 공식 명칭을 ‘새정치 승리위원회’로 확정했다. 기초공천 논란으로 새누리당보다 선대위를 늦게 가동한 만큼 속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정동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제2의 몽골기병론’이 필요하다. 남은 50여 일을 속도감 있게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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