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의혹”→인터넷 확산→北서 악용… 무인기 괴담 트라이앵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5일 03시 00분


北 “날조” 주장하며 공동조사 제의

북한이 14일 ‘무인정찰기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확실시된다’는 국방부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제2의 천안함 사건 날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진상공개장’을 통해 “중간조사 결과에서 결정적 근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기어코 우리(북한)와 연관시켜 제2의 천안함 사건을 날조할 흉심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누가 봐도 북한 소행임이 거의 확실한데도 이를 부인하고 오히려 한국을 비방 중상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근거 없는 대남 비방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의 발표가 최근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작설과 음모론에 편승해 무인기 사건을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비방 중상’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때도 정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같은 해 11월)를 반박하는 진상공개장에서 국내 좌파 진영의 일부 인사가 제기한 음모론과 조작설을 그대로 인용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에서 날아온 것이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이날 밤 김어준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9일 녹화)에서 “북한 무인기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인기가 날기는 날았을까’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무인기 괴담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공식 반박에 이용한 셈이다.

북한은 14일 밤늦게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검열단 명의로 ‘북 소행설은 철두철미 천안호 사건의 복사판’이라는 제목의 진상공개장을 내고 무인기 사건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를 하자고 주장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정성택 기자
#무인기#북한#국방부#날조#공동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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