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이 선전포고… 뼈 사무치게 대가 치를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8일 03시 00분


朴대통령 정상회담 발언 욕설 비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4차 핵실험 움직임을 경고하고 북핵 포기를 촉구한 데 대해 북한이 27일 박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난을 쏟아내며 강력 반발했다. 대남 군사 도발 위협 수위도 높였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박근혜가 청와대에 둥지를 틀고 있는 한 북남(남북)관계에서 그 무엇도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게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박근혜는 우리가 준 기회를 스스로 저버린 것에 대해 대가를 단단히 치르게 될 것이다. 우리 존엄과 체제를 함부로 건드린 데 대한 분노가 얼마나 무섭고 무자비한가 뼈에 사무치도록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박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발언에 대해 “북남 전면대결을 선언한 극악무도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부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한미 정상회담 기간인 25, 26일 ‘서남 해상 적 타격 임무를 맡은 장거리 포병부대’ 등 포병부대를 잇달아 찾았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김정은 체제의 2인자로 불리던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도 11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4일 북한 인민군 창건일 경축 중앙보고대회에 불참했던 최룡해는 26일 열린 것으로 보이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해 군 차수계급장을 달고 있어 건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최룡해가 모습을 감춘 사이 일부 북한 전문가는 최룡해가 실각하고 총정치국장이 신(新)파워엘리트 핵심인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교체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황병서 득세설의 근거는 북한 매체들이 27일 김정은의 장거리 포병부대 훈련지도 사실을 보도하면서 수행인사로 “황병서 이영길(총참모장) 장정남(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들이 동행했다”고 보도한 대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총정치국장을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장보다 먼저 호명해온 관례로 볼 때 황병서가 최룡해 대신 총정치국장에 임명됐거나 총정치국장 대행을 맡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황병서는 최근 상장(중장)에서 대장으로 승진했다.

노동신문이 이날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어 “조직 문제를 취급했다. 이 회의가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보도한 것은 북한 내에서 인사와 관련한 중요 결정이 이뤄졌다는 관측을 낳았다.

회의에서 김정은은 “군대 정치기관들이 기능과 역할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신문은 26일 김정은의 포병부대 지도 사실을 전하면서 “싸움 준비가 잘되지 않았다. 지휘관들이 당 정치사업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질타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군의 조직과 사상을 통제하는 정치적 역할을 하는 총정치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박근혜 대통령#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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