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대통령이 내 출마 권유한 걸로 알고 있다”

與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서 밝혀… 대통령 중립 위반 논란 불붙여
이혜훈 “탄핵 위기로 모는 발언”… 金, 파문 의식 “내 짐작” 물러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김황식 전 국무총리(사진)가 2일 “박근혜 대통령이 (본인의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의중) 논란에 불을 붙였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박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애쓰신 분들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박원순 시장을 교체해야 박근혜 정부가 순항할 수 있다. 그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김황식 당신이다’라고 출마를 권유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요즘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참 힘들어하고 있다”며 “힘을 모아드리기 위해 6·4지방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즉각 비판했다. 그는 “핵폭탄 아닌가. 대통령은 선거 중립 의무가 있다”며 “대통령이 누구에게 ‘서울시장에 출마하라’고 권유하면 탄핵되는 것을 모르나. 지금 누구를 탄핵의 위기로 모는 발언을 하는 거냐”라고 따졌다. 정몽준 의원은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정 의원 측 이사철 전 의원은 김 전 총리의 말을 문제 삼았다. 이 전 의원은 “(김 전 총리가) ‘친박(친박근혜)도, 비박(비박근혜)도 아니다’라고 해놓고 이번엔 박 대통령으로부터 출마를 권유받았다고 한다”며 비꼬았다.

이에 김 전 총리는 “저를 도와주는 분들이 박 대통령 당선에 헌신했던 분들이고, 그런 분들이 대통령의 생각을 받아서 말한 것으로 짐작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김 전 총리에게 출마를 권유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